오바마, 아프리카 동성애 학대 반대 입장 표명

입력 2015-07-26 03:41
‘아버지의 나라’ 케냐를 방문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에 동성애를 형사적으로 처벌하는 ‘반(反) 동성애 법’을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과 대통령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동성애자들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르게 대우할 때 자유는 침해받고 나쁜 일이 일어난다. 정부가 사람들을 다르게 대우하는 관습을 만들면 그러한 관습은 확산한다. 그 법에 의해 사람이 다르게 대우받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나는 미국에 사는 흑인으로서 고통스럽게 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의 사업 또는 일을 하고, 교통신호를 지키며,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법을 지키는 시민이 그들의 사랑이 틀렸다는 이유로 달리 대접받거나 학대받는 일은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케냐타 대통령은 동성애 권리의 문제는 케냐의 이슈가 아니며 케냐인들은 국가의 인프라 개선과 여성의 경제활동 등에 더욱 관심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촉구를 일축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케냐와 미국이 많은 가치를 공유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공유하지 않는 것도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케냐 내 만연한 부패 문제와 남수단 내전 사태, 부룬디의 정정 불안, 그리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 격퇴 방안 등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특히 그는 케냐의 부패 문제에 대해 “만연한 뇌물이 케냐가 더욱 빠르게 성장하는데 유일한 최대 걸림돌”이라며 “고위층과 하위계층에서 지속적으로 자행되는 부패로 국민이 말라가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두 정상은 케냐에서 테러를 일삼는 알샤바브에 대한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을 약속했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케냐의 직항 노선 개설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