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병의 가혹행위를 신고한 해병대 병사가 자살을 시도한 사건에 대해 전면 재조사한 결과 충격적인 전모가 드러났다.
해병대 사령부는 24일 해병대 2사단에서 발생한 A(20) 일병 가혹행위 사건에 대한 재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병대 사령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이 부대에 배치된 A일병은 다른 동료 2명과 함께 선임병들로부터 ‘내무생활을 잘 하지 못한다’, ‘기합이 빠졌다’, ‘행동이 느리다’ 등의 이유로 철모로 머리를 맞는 등 수차례 구타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임병들은 화장실 및 생활관 등에서 3~4회 정도의 손이나 발로 폭행했고, 경례 태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경례를 500차례 시키기도 했다.
해병대 사령부는 직접적인 구타와 가혹행위에 가담한 선임병 7명을 형사입건하고 이중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애초 사단 헌병대가 제대로 된 조사를 했다면 A일병의 자살시도를 막을 수도 있었다.
2사단 헌병대는 이 사건을 조사하고도 가해자들에 대한 형사 입건 대신 영창과 타부대 전출 같은 징계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 또 전출을 원했던 A 일병과 피해자들은 계속 부대에 남도록 조치했다.
이 후 A 일병은 지난달 28일 생활관 3층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시도했고, A 일병 가족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접수하면서 알려졌다.
해병대 사령부는 해당 부대 대대장을 보직 해임하는 등 소속 간부 6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수사를 담당했던 사단 헌병대장 등 3명에 대해서는 부실 수사로 처벌할 방침이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해병대 재수사 결과 발표, 철모로 머리 내리치고 경례 500번 시켜
입력 2015-07-24 2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