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스 스피르치스 그리스 인프라·교통부 장관이 주요 인프라시설 중 하나인 그리스 공항들의 운영권이 헐값에 독일 업체에 넘어가게 된 일과 관련, ‘식민지화’라고 비판했다.
이는 최근 그리스 정부가 국제채권단과 500억 유로 규모의 국유 자산 민영화 프로그램이 포함된 3차 구제금융 협상을 타결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독일 공영 ARD방송은 23일(현지시간) 스피르치스 장관이 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운영사인 프라포트가 그리스 공항 14곳의 운영권을 인수한 일에 대해 이같이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ARD에 따르면 스피르치스 장관은 국제 채권단의 민영화 요구에 따라 지난해 말 “그리스의 공항 가운데 수익이 나는 14개는 민간에 매각되고, 수익성 없고 국가보조금을 줘야 하는 공항 30개만 남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그동안 유럽 어디에서도 실제 적용된 일이 없는 모델”이라면서 “이는 그리스를 EU 회원국으로 여기는게 아닌 식민지화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프라포트는 그리스 코펠루조스그룹과 컨소시엄을 맺어 지난해 말 그리스 주요 지방 공항 운영권 매각 입찰에서 14개 공항 운영권을 12억3400만 유로에 매입하는데 성공했다.
그리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를 비롯해 크레타, 산토리니, 로데스 등이 포함돼 있으며 모두 인기 관광지에 있는 알짜 공항들이라고 할 수 있다.
입찰과정에서 그리스 민영화기구인 HRADF에 자문해온 독일 루프트한자컨설팅은 “지난해 이 14개 공항 운항 항공편수가 14%, 승객은 2200만명으로 근 20% 늘어났다”고 밝혔다.
프라포트가 지배주주인 컨소시엄은 이들 공항의 운영권을 40년 동안 갖게 된다. 프라포트의 대주주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시(市)와 헤센주(州)다.
이 입찰은 국제채권단과 그리스 정부 간 1, 2차 구제금융에 따른 국유재산 민영화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입찰 직후 헐값 매각 논란이 일었으며 올해 1월 집권한 치프라스 정권은 이를 포함해 전임 정권에서 일어난 국유재산 매각과정을 중단시켰다.
3차 구제금융 타결 전에 치프라스 정권은 매각 공항 수를 7개로 줄이고, 컨소시엄의 그리스 지분을 늘리는 쪽으로 프라포트 측과 협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경제연구소(DIW)의 알렉산더 크리티코스는 민영화 일정에 쫓겨 국유재산을 급박하게 매각하는 것은 헐값 매각 등의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제값을 받고 팔 수 없는 상태에서 팔면 그다음 정권으로선 분노를 표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ARD에 말했다. 이종선 기자
그리스 장관, 국유 공항 헐값매각 ‘식민지화’ 비판
입력 2015-07-24 2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