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의 슈판다우성(城)에 레닌 동상이 24년 만에 돌아온다.
23일(현지시간) 독일 현지 매체와 AFP 통신에 따르면 슈판다우성은 베를린 기념물 100여종을 오는 9월부터 영구 전시한다는 목표로 1991년 사회주의 몰락과 함께 버려진 레닌의 두상을 찾아내 전시하기로 했다.
슈판다우성은 5년 전부터 높이 19m에 이르는 블라디미르 일리치 울랴노프(레닌의 본명)의 전신 조형물 작품 중 1.7m 길이의 머리 부분을 되찾아 전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관할 시 당국에 도움을 요청해 왔지만 거절당했다. 철 지난 레닌 두상을 다시 꺼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반문과, 발굴 비용만 지출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슈판다우성은 역사 기념물적 전시 가치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라 당국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레닌 조형물은 독일 통일 전인 1970년 ‘레닌 탄생 100년’을 맞아 동독쪽 베를린 프리드리히스하인의 옛 레닌 광장에 세워졌던 것으로, 동유럽 사회주의 붕괴 과정에서 1991년 129개로 해체돼 인근 쾨페닉 숲에 버려졌다. 조형물은 우크라이나산 붉은색 화강암이 주 재료로 두상 무게만 최대 3.86t로 추정될 만큼 엄청나다. 현지 언론은 두상 발굴 작업에 2만 유로(약 2560만원)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화해의 신호탄?…베를린에 레닌 동상 돌아온다
입력 2015-07-24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