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재임기간 중 가장 큰 좌절은 총기규제법을 통과시키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상식적인 수준(common sense)의 총기규제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실패한 것이 가장 뼈아픈 좌절감을 느끼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2012년 12월 미국 코네티컷주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총기난사 참사로 어린이 포함 26명이 숨지자 거센 여론에 힘입어 총기규제 법안이 추진됐다. 그러나 총기 구매자 신원조회, 대용량 탄창과 반자동 소총의 거래 금지 등이 담긴 이 법안은 미국총기협회(NRA)의 강력한 로비 탓에 의회에서 부결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9·11테러 이후 테러로 숨진 이들이 100명도 안 되지만 총기를 사용한 폭력으로 죽은 이들은 수만명에 달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총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우리 상황 때문에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인터뷰가 끝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루이지애나주 라파예트의 한 영화관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2명이 숨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EU가 세계를 더 안전하고 번영하도록 만들었다”며 “영국이 세계무대에서 기존의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기 위해서도 EU에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국이 EU 회원국이라서 우리는 미국·유럽 동맹의 저력에 더 큰 자신감을 지닐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영국이 EU에 남을지 결정할 국민투표를 2017년 말까지 치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7일 독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캐머런 총리를 따로 만나 EU에 잔류해야 한다는 견해를 전달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인터뷰에서 현재 의회 검토를 거치고 있는 이란 핵협상안이 의회를 무사히 통과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오바마 "임기 중 총기규제 못한 것이 가장 큰 좌절”
입력 2015-07-24 1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