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파문’ 이용득에 유감 표명 문재인…카리스마 행보 시동 거나

입력 2015-07-24 17:37

23일 ‘셀프 디스(self disrespect를 줄인 신조어·자아비판)’ 캠페인을 통해 카리스마 부재를 시인했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하루 만에 달라졌다. ‘막말 욕설 파문’을 일으켰던 이용득 최고위원에게 “언동을 조심하라”며 강력 경고를 날린 것이다. 계파갈등에 신당·탈당론 등으로 어수선해진 당의 원심력을 회복하기 위한 ‘카리스마 행보’로 읽힌다.

문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또 다시 민망한 상황이 벌어져 최고위가 비판대상이 된 것은 매우 유감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최고위원들이 책임과 품격에 각별히 유념해줄 것을 당부 드린다”고 작심발언을 했다. 지난 2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용득 최고위원이 유승희 최고위원에게 고성으로 막말과 욕설을 한 상황을 지적하며 재발방지를 공개 요구한 것이다. 문 대표는 “최고위에서 최고위원들이 하는 말과 행동은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당을 대표해서 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늘 서로 배려하면서 금도를 지켜야 한다”고도 했다.

새정치연합은 최근 신당·탈당 움직임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주승용, 정청래 최고위원이 빠진 ‘반쪽 최고위’ 상황도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없다. 당 안팎에선 ‘당 리더십이 사실상 붕괴됐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문 대표의 이례적 유감 표명이 당 기강과 리더십을 다잡으려는 ‘자구책’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문 대표는 셀프 디스 캠페인에서도 “(앞으로) 당 대표의 카리스마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거들었다. 이 원내대표는 “다양한 의견이 보장되지만, 위압적인 방법으로 의견이 표출된 것에 대해 같은 최고위원으로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자 이용득 최고위원이 꼬리를 내렸다. 그는 “앞으로 품격을 지키는 최고위원이 되겠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노동조합의 언어와 여의도의 언어가 다른 것을 인정한다. 욕설을 하고 막말을 한 부분은 무조건 고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