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 마크 리퍼트(42) 주한 미국대사를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린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사이버수사대는 24일 외국사절협박 혐의로 이모(33)씨를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8일 백악관 홈페이지에 접속해 리퍼트 대사를 살해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10여줄 분량의 글을 작성한 혐의다. 또 자신이 쓴 글을 미국 인터넷 커뮤니티 ‘포챈(4chan)’에 옮겨 게시했다.
경찰은 이씨의 글이 전체적으로 논리에 어긋나고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사관은 10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인터넷프로토콜(IP) 추적과 탐문수사 등으로 접속장소를 확인, 수색영장을 토대로 14일 이씨를 자택에서 검거했다.
압수한 이씨의 노트북에서는 백악관 홈페이지에 접속한 기록이 확인됐고, 협박문 초안 파일과 협박문을 작성할 당시 화면을 캡처한 파일도 발견됐다. 하지만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구직에 실패한 후 자택에서 인터넷을 하며 시간을 보내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또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였던 그가 협박문을 캡처해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하는 등 자신을 과시해 인터넷에서 호응을 일으키려는 의도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형법상 외국사절협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에 처해지는 중죄여서 혐의가 입증된다면 이씨가 실형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사관 측은 이씨의 처벌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미국 대사 죽이겠다” 협박 글 올린 30대 남성 구속
입력 2015-07-24 1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