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암센터 의사 118명이 암치료약이 너무 비싸다며 가격 규제를 요구하는 글을 메이오클리닉 의학저널에 게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이오클리닉은 미 미네소타 로체스터에 있는 병원으로, 환자 중심 서비스로 이름나있다.
이번 기고에는 메이오클리닉뿐 아니라 텍사스대 앤더슨 암센터(휴스턴), 다나-파버 암연구소(보스턴), 시카고대 등에 소속된 의사들도 동참했다.
이들은 “(비싼 약값 때문에) 10∼20%의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는 실정”이라며 “치명적인 질병과 싸우는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수입이나 자산을 쏟아부을 것인지, 아니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치료를 포기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기고문에 동참한 메이오클리닉 소속 아얄류 테퍼리는 “우리가 싸우는 것은 (제약업체의) 탐욕”이라면서 “약값을 올리는데 아무런 규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약값이 지나치게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에만 미국의 처방약 가격이 12% 이상 올라 건강보험회사뿐 아니라 의료 당국까지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 8년 동안 연평균 약값 상승률은 6.5%에 이르고, 미국 의료보험프로그램인 메디케어(Medicare)는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9.7% 오를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지난 15년 동안 미국에서 출시된 신약의 가격은 평균 5∼10배 올랐다.
하지만 제약업체는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미 제약업체 모임인 PHRMA의 대변인인 로버트 지르켈바치는 “약의 가치는 무시된 채 가격에만 초점이 맞춰진 비판”이라면서 “제약업체가 새로운 약을 개발하기 때문에 암 환자의 사망률이 떨어지고 삶의 질이 계속 향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암치료약 너무 비싸" … 美 유명 암센터 의사 118명 규제 촉구
입력 2015-07-24 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