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홍준석 교수팀 인공태반칩 세계 첫 개발

입력 2015-07-24 16:59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홍준석 교수

태반은 임신 중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기관으로 산소와 영양분이 태아에게 이동하도록 하고, 해로운 물질의 침투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임신을 유지하는 호르몬을 방출하고 면역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많은 의학자들이 태반의 이 같은 기능을 좀더 이해하기 위해 고심하며 연구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임신 중 자궁 속 태반을 직접 연구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는 노릇. 자칫 태아와 산모에게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홍준석(사진) 교수와 서울의대 의공학교실 김희찬 교수,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김종재 교수 연구팀이 이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인공태반 칩 (Placenta-on-a chip)’을 개발했다. 인공태반 칩은 반삼투성막으로 분리된 두 개의 작은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고, 한쪽은 태반의 영양막 세포와 나머지 한쪽은 태아의 혈관 내피 세포로 채워져 있다.

인체 조직을 칩에 담는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태반의 기능을 칩에 담는데 성공한 것은 홍 교수팀이 처음이다.

태아 발육부전, 임신 중독증 등 많은 임신합병증의 원인은 태반에 이상이 발생하여 생긴다. 따라서 태반을 연구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지만 지금까지의 태반 연구는 태아에게 위험성이 있어 출산 후에 배출된 태반을 단순하게 관찰하거나 동물모델 또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간세포를 이용했었다.

하지만 기존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의 태반은 인간의 태반과 너무나도 다르고 실험실에서 배양된 세포는 복잡한 태반 구조를 반영 할 수 없었다.

홍 교수팀이 산모와 태아 간의 영양분 교류를 포함한 태반의 구조와 기능을 미세한 형태로 모방한 인공 태반 칩 개발에 매달린 이유다. 인공태반 칩을 이용하면 동물실험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연구가 가능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24일 “인공태반 칩을 통해 태반의 기능 및 이상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 임신 중독증, 자궁내 태아 발육 부전, 거대아 등 산과적 질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예방과 치료에 대한 연구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모체-태아-신생아 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머터널 피털 앤드 네오네이털 메디신’(JMFNM)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