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일본매각 소식에 영국기자협회 “편집권 독립 저널리즘 투자해야”

입력 2015-07-24 11:06
SBS 방송캡처.

127년 역사를 지닌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일본 미디어기업에 매각된다는 발표에 FT 기자들이 충격에 빠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 기자협회는 편집의 독립성과 동일한 근로조건 등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경제 일간 FT는 영국을 대표하는 언론 가운데 하나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함께 세계 유력 경제일간으로 꼽힌다. 영국이나 영미권 국가가 아닌 아시아 나라에 팔려나간 것이어서 구성원들과 독자들이 더더욱 당황하고 있다.

영국 교육·미디어기업인 피어슨은 23일(현지시간) 오후 FT 그룹을 현금 8억4400만파운드(약 1조5000억원)에 일본 미디어회사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런던 템스 강변에 있는 FT 본사 사옥과 주간 이코노미스트 지분 50%는 매각에서 제외된다.

FT 기자들은 너무 갑자스러운 발표에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의견수렴 과정이 전혀 없었던 데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반면 존 팰론 피어슨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글로벌 교육 전략에 100% 집중할 것”이라면서 교육사업부문에 전념하기 위해 FT를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교육사업부문은 피어슨 매출의 90%를 차지한다.

그는 또 “모바일과 소셜미디어의 폭발적 성장으로 전환점을 맞은 미디어 환경 아래 FT가 글로벌 디지털 뉴스 기업의 일원이 되는 게 최선의 길”이라고 덧붙였다.

FT도 종이신문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해왔다. 지난 4월말 현재 전체 유료가입자 72만2000명 중 온라인 유료가입자가 70%에 달한다.

영국 기자협회 로라 다비슨은 “FT의 국제적 명성을 유지하려면 새로운 인수자가 저널리즘과 기자들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