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자연과학대학이 세계 10위권 대학에 들려면 신임 연구진 등 인력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해외석학평가 사업을 위해 서울대를 방문중인 리타 콜웰 전 미국과학재단 총재는 2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자연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최다인용논문 인덱스를 분석해본 결과 연구진들의 역량이 굉장히 뛰어나고 학부생과 대학원생도 뛰어난 재능과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콜웰 교수는 첫 해외석학평가를 위해 방문했던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자연대가 획기적인 발전을 이뤘다고 진단했다. 그는 “장비와 시설 면에서 10년 전에는 서울대의 국제적인 위상에 맞지 않게 열악하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지금은 과학을 실현하고 연구하는데 세계 일류 대학과 견줘도 부족함이 없는 좋은 시설을 갖췄다”고 말했다. 또 “그 당시 임직원과 교수진이 연구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을 조성해야한다는 제안도 했었는데 지금은 일류대에 걸맞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대가 ‘일류 대학’을 넘어 일류 선도대학으로 거듭나는 데 필요한 제언도 이어졌다. 콜웰 교수는 “앞으로 5∼10년 안에 전략적으로 최고의 교수·연구진을 충원하고 서울대가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 3개를 꼽아 최고 수준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유전학, 신경과학, 생태학 등 분야에서 클러스터 고용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자연대가 신설하는 융합과학 과목에 대한 독려도 있었다. 콜웰 교수는 “과학은 다학제적인 학문이기 때문에 세부 학문끼리 협력해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고 자연과학부 내 뿐 아니라 타 단과대와의 협력도 고민해보라”고 제언했다.
대학원생의 인력 유출과 문제도 거론했다. 콜웰 교수는 “서울대에 최고급 박사후과정 커리큘럼이 있다는 것을 학생들이 알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학부 때부터 대학원생들과 만나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콜웰 교수는 신임 연구진과 대학원생에 대한 투자, 인력양성시스템 개선 등이 이뤄지면 서울대 자연대가 세계 10위권 수준의 명문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김성근 자연대학장은 “대학 경쟁력을 논할 때 가장 중요한 학문이 과학”이라며 “빠른 추종자(fast-follower) 모델로 성장해왔던 탓에 자연대가 그동안 선도주자로서의 역할은 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제 특정분야에서 학문을 선도하는 학자가 나와야 할 때”라며 “최종 평가 보고서가 나오면 대학의 현 수준을 면밀히 분석하고 부족한 점을 개선해 세계 선도 대학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자연대는 10년 전 한국 최초로 정량적이고 획일적인 방식의 대학 평가에서 벗어나 정성적 평가와 조언을 받는겠다 취지로 해외석학평가를 도입했다. 올해는 각 분야 최고 석학으로 이뤄진 11명의 해외석학 평가단이 8월까지 방문 평가를 마치고 9월 최종평가보고서를 자연대에 제출할 예정이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서울대, 세계 톱10 되려면..."
입력 2015-07-23 2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