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걸프국 달래기

입력 2015-07-23 17:20
유튜브 캡처

이란이 핵 협상 타결 이후 주변국들과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행보에 본격 나섰다. 핵 협상 합의안의 미 의회 심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핵 협상을 곱게 보고 있지 않은 주변 걸프국들의 이해를 구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이란 외교 당국자를 인용해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다음 주 카타르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번 방문을 통해 오는 9월 유엔총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과 이란 간 7자 외무장관 회담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수니파 걸프국들은 최근 시리아와 이라크, 예멘 사태와 관련해 이란과 갈등을 빚어왔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같은 시아파가 정권을 잡고 있는 시리아와 이라크,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에 무기를 지원해왔다. 특히 예멘에서는 반군과 정부군을 내세워 사우디와 이란이 대리전을 치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7자 회담이 성사된다고 해도 우호적인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사우디가 핵 협상 결과에 이미 강하게 반발한 상황이어서 기존 입장을 누그러뜨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중동 전체의 골치덩이로 부상한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동 대응 필요성 때문에 일부 제한적인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도 이스라엘에 이어 이날 사우디를 방문해 살만 국왕과 군사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며 ‘걸프국 달래기’에 나섰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