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 종교인과 신앙인(122)] 복덩이 이야기

입력 2015-07-23 16:54

내가 어렸을 때 이야기다. 옆집에 사는 신사분이, 막내아들을 낳자 지긋지긋하던 가난이 물러가고 사업이 잘 되어 부자가 되었다며 아들 자랑을 했었다. 그때 난 그 신사분의 아들 자랑이 좀 과하다고 생각했었다. 이런 이야기는 요즘에는 별로 듣기 힘든 이야기지만 옛날 어른들에게서는 자주 들을 수 있다. 며느리가 잘 들어와 집안이 잘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정말 복덩이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든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이 입사해서 부서의 능률을 몇 배로 올리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한 사람이 들어와 부서 하나를 완전히 망치는 경우도 흔하다.

세상에는 좋은 인연으로 인해 서로가 다 잘 되는 경우가 많다. 우연히 만난 사람이 인생의 진로를 결정케 해주는 경우도 있다. 미국 교민들 사이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미국으로 처음 이민 오는 사람을 위해 누가 공항으로 마중을 나오느냐에 따라 이민자의 직업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마중 나온 사람의 직업이 곧 이민자의 직업이 된다고 한다. 여행사 직원이 마중 나오면 이민자는 여행사 가이드가 된다고 하고, 식당을 운영하는 친척이 마중 나오면 이민자도 결국 식당일을 직업으로 삼게 된다고 한다.

어떤 사람을 만나서 어떤 인연을 맺는가가 정말로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이 중에는 자신에게 큰 행운을 가져다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복덩이다.

어떤 젊은이가 아버지로부터 심한 마음의 상처를 받고 몇 년 동안을 고생했는데, 어느 여인을 만나 그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고 이제는 목사님이 되어 목회를 잘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주 화목한 가정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한다. 그 여인이 그에게는 복덩이인 모양이다.

또 어떤 병약한 부인이 있었는데 막내를 낳고는 그간 앓던 잔병이 완전히 치유되어 아주 건강하게 되었다고 자랑한다. 그리고 남편과 사이도 좋아졌다고 한다. 미신처럼 여겨지던 복덩이 이야기는 현실 속에서 많은 일화를 낳고 있다.

회사를 경영하다 보면 정말 고마운 복덩이들을 많이 만난다. 학벌이 좋거나 똑똑해서가 아니다. 다만 그가 근무하는 부서는 안정이 되고 직원들의 이직률도 아주 적다. 회사에 이익을 많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복덩이가 눈에 잘 띄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 고마움을 모르고 대접도 잘 해주지 못한 채 세월이 흐르는 경우도 많다. 본인에게는 무척 미안한 경우다.

막상 그의 빈자리가 생기고 나서야 고마움이 느껴질 때가 많다. ‘있을 때 잘 해줄 걸’ 하고 후회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번 연봉 협상 때에는 그런 사람들을 찾아 보상을 했다. 그래도 그들의 마음은 흡족하지 않을 수 있으나 성의는 표시하려 노력했다.

이 복덩이를 성경은 어떻게 말씀하고 계신지 찾아보았다. 이 주제에 들어맞는 정확한 구절은 창세기의 요셉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 요셉이 보디발의 종으로 들어갔을 때 하나님께서는 요셉을 보시고 보디발의 집에 큰 복을 주셨다고 적혀 있다.

요셉 때문에 보디발의 집은 번성했다. 회사도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이 입사하면, 하나님께서 그를 보시고 회사에 큰 복을 내려주실 것이다. “이 복덩이를 주시옵소서” 하고 기도해 본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 그 사람이 회사를 키우고 번성케 할 것이다.

한국유나이티드문화재단 이사장·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