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키웨스트서 '헤밍웨이 닮은 꼴 찾기' 축제 열려

입력 2015-07-23 16:48
지난해 7월 21일 미국 플로리다 키 웨스트에서 열린 '헤밍웨이 닮은꼴 찾기 대회'에서 '헤밍웨이와 가장 닮은 인물'로 뽑힌 월리 콜린스(왼쪽 두번째)가 함께 참가한 닮은 꼴 동료들과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 사진= 가디언 홈페이지

세월이 흘러도 명사를 기억하는 이들은 여전히 많은 모양이다. 미국과 쿠바가 마주보고 있는 플로리다 해협 한 가운데 위치한 키웨스트 섬에서 올해도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 닮은 꼴 찾기 대회’가 열렸다.

올해 35번째를 맞는 이 대회는 헤밍웨이의 생일인 매년 7월 21일부터 며칠 동안 이 섬에서 열린다. 헤밍웨이 탄생 116주년을 맞는 올해에도 그를 기념하기 위해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헤밍웨이와 닮은 모습을 하고 ‘슬로피 조(Sloppy Joe’s)’란 선술집에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휴양지로 유명한 키웨스트 섬은 헤밍웨이가 1931년부터 10년 가까이 살았던 곳으로 그는 이곳에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킬리만자로의 눈’ 등을 집필했으며, 말년에도 이곳에서 ‘노인과 바다’를 집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슬로피 조는 그의 단골 술집이었다.

축제는 말 그대로 ‘헤밍웨이와 가장 닮은 사람(톱 파파)’을 선정해 상을 준다. 참가자들은 헤밍웨이가 살았을 때처럼 턱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터틀넥 스웨터나 사파리 셔츠 등 생전 헤밍웨이가 자주 입었던 옷을 입고 나타난다. 심사는 지난해 톱 파파가 100여명의 참가자들 가운데 헤밍웨이와 가장 닮은 사람을 고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난해에는 미국인 월리 콜린스씨가 ‘톱 파파’ 자리에 올랐었다.

별도의 상금이 없지만 참가자들 중에는 수십년째 대회에 참가한 사람도 있다. 심지어 참가자들끼리 장학재단을 만들어 지역 대학에 장학금을 제공하기도 했다. 축제에는 ‘노인과 바다’에 나온 청새치 잡기 대회나 소설쓰기 대회도 있다. 시상은 작가이자 헤밍웨이의 손녀인 로리언이 직접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