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강하다…두산, 꾸준한 선수들 덕에 상위권 지속

입력 2015-07-23 16:47

‘절대 강자’ 삼성 라이온즈, ‘마리 한화’ 한화 이글스, ‘꼴찌의 반전’ kt 위즈는 물론 불명예스러운 ‘엘롯기’ 동맹을 부활시킨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까지.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많은 팀들이 어떤 식으로든지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반해 ‘소리 없이’ 강한 팀도 있다. 현재 순위 2위를 달이고 있는 두산 베어스가 그렇다.

두산은 불펜 때문에 시즌을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지난 4월 중순 이후 선발과 타선의 고른 활약으로 승수를 쌓으면서 상위권에 안착했다. 특히 이 같은 상승세는 선수 전원이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만들어 냈다. 여기에 베테랑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두산 선수 2명은 22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나란히 세웠다. 올 시즌을 앞두고 84억원을 받고 두산 유니폼을 입은 장원준과 ‘타격 기계’ 김현수가 그 주인공이다.

장원준은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0승(5패)째를 신고하면서 한국 프로야구 역대 8번째로 6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다. 좌완으로는 류현진 이후 2번째다. 2008년 프로 데뷔 5년차에 첫 10승을 올린 후 군복무 2년을 제외하곤 매 시즌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다.

김현수는 8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려냈다. 프로야구 사상 14번째다. 이날 솔로홈런을 포함해 5타수 4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현역 타자 중에선 김현수에 앞서 지난 14일 삼성 최형우가 이 숫자를 달성했다.

장원준과 김현수의 기록은 꾸준함으로 만들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실력에 비해 과소평가 받기도 한다.

김현수의 경우 통산 타율이 0.318로 역대 3위다. 1위는 0.331의 고(故) 장효조이고, 2위는 현역 공동 1위(0.322)인 손아섭(롯데)와 김태균(한화)이다. 올해 만 27세의 젊은 나이여서 양준혁이 갖고 있는 통산 최다 안타(2318안타)를 깰 가능성도 높다.

두산의 또 다른 힘은 선수 전원이 팀 상징인 ‘허슬두 정신’으로 똘똘 뭉쳐있다는 것이다. 곰처럼 끈질긴 뒷심과 열정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역전승이 부쩍 늘었다. 전반기까지 두산은 역전승이 21승이나 돼 넥센 히어로즈와 함께 이 부문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역전승의 순도도 진하다. 5회까지 뒤져 있던 경기를 뒤집은 승률이 0.321에 이르고, 7회까지 뒤진 경기를 뒤집은 경우도 0.241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