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또 백인 경찰관이 쏜 총에 비무장 흑인이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언론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비무장 흑인 새뮤얼 듀보스(43)가 차를 타고 달아나다 신시내티대학 소속 백인경찰관이 쏜 총을 맞고 숨졌다고 22일 보도했다.
신시내티대학 경찰 설명에 따르면 이 대학 소속 경찰관 레이 텐싱은 일요일인 지난 19일 늦은 시간에 듀보스가 몰던 차량에 번호판이 없다는 이유로 차를 세웠다. 텐싱 경관은 운전면허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했으나, 듀보스는 면허증 대신 술병을 건넸다. 듀보스는 차량에서 내리라는 텐싱의 요구도 묵살했다. 텐싱과 듀보스 간에 한 차례 실랑이가 있었다. 이후 듀보스가 차를 몰고 달아나자 텐싱은 권총을 뽑아 한 발을 발사했다. 듀보스는 머리에 총을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듀보스가 사망한 하루 뒤인 20일 저녁부터 신시내티대학 주변에서는 흑인 100여명이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특히 유족들은 “듀보스는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다”며 “경찰이 총을 쏜 이유를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경찰은 텐싱에 대해 직무정지 명령을 내리고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사건 당시 텐싱 경관의 몸에 부착하고 있던 ‘보디 카메라’에 담긴 영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듀보스는 총기 등 무기를 지니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산타 오노 신시내티대학 총장은 “대학을 대표해 유족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한다”면서 “사건의 경위야 어쨌든 이번 일은 상상하기 어려운 비극”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또 백인 경찰이 쏜 총에 비무장 흑인 사망
입력 2015-07-23 1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