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도 취업 스펙이다” 취업난 시대 인식 씁쓸

입력 2015-07-23 10:43
부모의 지위와 재산도 구직자들은 중요한 스펙의 하나로 느끼고 있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이 구직자 9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4.6%가 ‘부모님의 지위, 재산 등 여건이 본인 실력보다 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느끼고 있었다고 23일 밝혔다.

가장 영향을 미치는 부모의 능력으로는 42.1%가 ‘직업 등 사회적 지위’를 꼽았다. 이어 ‘인맥’(25.4%), ‘경제능력’(23.5%), ‘가정환경’(5.2%), ‘정보력’(2.2%) 등을 들었다.

실제로 응답자의 44.8%는 취업 준비 과정에서 부모의 도움을 받는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진로선택 조언’(46.5%·이하 복수응답), ‘구직비용 지원’(40.1%), ‘지인회사 추천’(14.6%), ‘진로 관련 세부 정보’(12.1%) 등을 들었다.

최근 밝혀진 국내 주요 기업의 세습채용 조항에 대해선 83.8%가 반대 의견을 표했다. 세습 채용은 노조 단체협약에서 조합원 자녀 등 직계가족을 우선 채용하는 내용이다. 반대하는 이유로는 ‘형평성에 어긋나서’(67%)를 첫번째로 꼽았다. 다음으로 ‘채용은 실력에 의해 결정되어야 해서’(45.7%), ‘편법으로 악용될 수 있어서’(45%), ‘청년 구직자들에게 박탈감을 주어서’(42.1%), ‘회사 발전에 도움되지 않아서’(22%), ‘입사해도 어차피 낙하산 취급을 받아서’(15.2%)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76.6%는 이러한 고용세습 조항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었다. 박탈감이 구직활동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취업 목표를 현실적으로 수정했다’(37%,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으며. 아예 ‘구직을 체념하게 됐다’(32.6%)는 응답도 있었다. ‘집중력이 저하됐다’(32.2%),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커졌다’(16.2%) 등의 응답도 있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