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같은 상사가 화장실에 ‘몰카’를… “동작 감지 앱으로 조종”

입력 2015-07-23 01:22
MBC 'PD수첩' 화면 캡처

회사 화장실에서 ‘몰카’ 피해를 본 사례가 전해졌다.

MBC ‘PD수첩’은 21일 진화하는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해 다루며 경기도의 한 회사에서 벌어진 몰카 사건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회사 여자 직원들은 여자 화장실 천장에서 ‘수상한 구멍’을 발견해 직접 천장을 떼어냈다. 한 직원은 인터뷰에서 “‘그냥 뭐지?’하면서 슥 둘러보다가 너무 기분 나쁜 위치에 구멍이 있었다”고 전했다.

천장 안에 있던 것은 휴대전화였다. 발견 당시에도 휴대전화는 작동 중이었고 배터리 충전을 위해 콘센트까지 연결돼 있었다. 수법도 교묘했다. 범인은 사람의 동작을 감지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설치 해 사람이 있을 때만 촬영하도록 설정해 놓았다. 휴대전화는 약 1개월 동안 50분 분량의 동영상과 25장의 사진을 촬영했다.

범인은 직장 내에서 평이 좋았던 남자 직원이었다. 한 몰카 피해자는 “굉장히 잘 챙겨줬다. 아빠처럼 생각했던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피의자는 PD수첩에 “12월에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났는데 몇 초 차이로 살았다. 우울증이 심하게 왔다”며 “뉘우치고 있고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고 피해보상에 대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카메라와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타인의 신체를 은밀히 촬영하다 검거된 건수는 총 6361건이었다. 2013년 4380건보다 약 45% 늘어난 수치다. 최근 SNS에서 화장실에 설치된 나사 모양의 몰카를 조심하라는 글이 확산될 정도로 몰카 수법은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