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 광저우(廣州)의 미술학원 도서관장이 창고에 소장하던 유명 화가의 작품 140여점을 빼돌려 위조품으로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거액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2일 신식시보(信息時報)에 따르면 광저우 미술학원도서관 관장으로 재직했던 샤오위앤(蕭元)은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을 위조품으로 바뀌치기한 뒤 이를 경매회사를 통해 판매해 거액을 챙긴 혐의로 지난해 5월 공안에 체포됐다.
광저우 중급인민법원이 21일부터 심리에 들어간 샤오 전 관장은 재직당시인 2004~2010년에 근대 중국 미술을 대표하는 치바이스(齊白石·1864-1957), 장다첸(張大千·1899-1983) 등 유명 서화가 작품 143점을 창고에서 빼돌려 이중 125점을 중국의 경매업체들에 위탁, 판매해 3470만 위안(61억7000만원)을 챙겼다.
공안은 지난해 샤오 전 관장을 체포할 당시 경매에 넘어가지 않은 18점을 압수했다. 공안이 압수한 작품들의 감정평가액만 7681만 위안(142억원)에 달했다.
샤오 전 원장은 작품의 사진을 찍어 컴퓨터에 보관하는 작업을 진행하던 중 상당수 작품에 이미 위조품이 섞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유혹을 이길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만 위안 혹은 수십만 위안이라면 참을 수 있었겠지만 수백만 아니 수천만 위안의 거대한 돈 앞에서는 내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고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도서관이 쉬는 주말을 이용해 진품을 집으로 가져가 직접 모사한 뒤 이 위조품을 가져다 놓는 수법으로 진품과 바뀌치기했다.
그는 “도서관 직원은 그림을 알지만 창고 직원은 숫자만 맞으면 된다”며 “그들은 진본을 식별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도서관 관장으로 재직하기 전과 후에도 유사한 바꿔치기가 있었다면서 공안이 작품을 가져왔는데 보니까 자기가 바꿔치기한 위조품을 누군가 또 바꿔치기 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렇게 챙긴 돈으로 8채의 주택과 벤츠, 랜드로버 등 고급차를 구입하는 등 호화사치생활을 해왔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고양이에 생선…中 도서관장이 진품 바꿔치기로 거액 챙겨
입력 2015-07-22 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