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서 세계 최초 인공망막 수술로 시력 회복 성공…노안 치료의 길 열리나

입력 2015-07-22 17:20
영국에서 노안으로 시력을 잃어가던 80세 노인이 인공망막 이식 수술을 받고 시력을 회복했다. 이 같은 사례는 세계 최초여서 향후 전 세계 노인들의 공통 과제인 시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맨체스터대 안과 교수이자 로열안과전문병원 의사인 파울로 스탕가 교수가 노인성 황반변성(AMD)으로 중심시력을 잃은 레이 플린(80)의 눈에 인공망막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AMD는 노안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동안 희소질환인 망막색소변성증(RP)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인공망막 삽입이 성공을 거둔 적은 있었지만, 주변 시력만 갖고 있던 황반변성 환자가 이 같은 방식으로 중심시력을 회복한 건 처음이다.

수술을 집도한 스탕가 교수는 미국 세컨드사이트사가 개발한 ‘아르구스2’란 기법을 사용했다.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이 기법은 환자의 안구 뒷면에 인공망막을 이식한 뒤 소형 비디오카메라가 장착된 안경을 쓰게 하는 방식이다. 안경을 통해 수신된 시각 정보 이미지가 전기 진동으로 전환돼 인공 망막에 부착된 전극판으로 무선 전송되고, 이 전극들이 인공 망막 세포들을 자극하면서 시각 정보가 뇌로 전달된다.

수술 2주 후 실시한 테스트 결과 플린은 사람의 윤곽과 사물의 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영국 BBC방송은 “아르구스2를 통해 고도의 세부 시력까지 회복하지는 못하지만, 환자들은 문틀 형태 등 패턴을 구별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플린 말고도 AMD 환자 4명이 로열병원에서 아르구스2 시술을 받을 예정이며, 수술비용은 15만 파운드(약 2억7000만원)가 들지만 아직 임상시험 단계이기 때문에 무료라고 BBC는 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