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키 어딨어 수비”라더니… 추신수 진기록에 美언론 들썩들썩

입력 2015-07-22 16:11 수정 2015-07-22 16:15
중계방송 화면촬영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에게 “자동차 열쇠를 찾는 수비”라며 혹평을 퍼붓던 미국 언론이 태도를 바꿨다. 추신수의 사이클링히트가 나오면서다. 추신수의 화력시위에 더그아웃은 여전히 침묵을 지켰지만 언론은 흥에 겨운 듯 어깨를 들썩거렸다.

미국 텍사스주 지역신문 댈러스 모닝뉴스는 22일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텍사스 레인저스가 콜로라도 로키스를 9대 0으로 격파한 메이저리그 원정 2차전을 마치고 추신수와 선발투수 맷 해리슨을 치켜세웠다. 신문은 두 선수에게 모두 “2012년으로 시계를 되돌린 것처럼 보였다”고 호평했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이던 2012년 전성기를 보내고 있었다. 16홈런에 타율 0.283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던 시기다. 신시내티 레드를 거쳐 지난해 텍사스와 7년간 총액 1억3000만 달러(약 1370억원)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올해 기량이 급감했다.

추신수는 올 시즌 내내 혹평에 시달렸다. 전반기 마지막인 지난 1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는 암흑기의 정점이었다. 2회초 수비 때 윌 베너블의 애매한 땅볼 타구를 적극적으로 처리하지 않아 비난을 받았고 언론으로부터 “공상에 빠져 자동차 열쇠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표정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망신스런 혹평까지 받았다. 당시 이런 평을 했던 언론이 댈러스 모닝뉴스다.

추신수는 7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이날 콜로라도와의 원정 2차전에서 2회초 2루타, 4회초 홈런, 5회초 1루타, 9회초 3루타를 때려 사이클링히트를 완성했다. 최근 부진을 씻은 신호탄과 같은 활약이었다.

메이저리그 소식을 전하는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추신수와 해리슨이 승리의 주인공”이라고 표제를 뽑았다.

추신수가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한 순간 텍사스 더그아웃은 무표정했다. 하지만 기자들 앞에 선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두 선수(추신수와 해리슨)의 결의를 봤다. 결의에서 비롯된 자신감은 스스로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추신수의 어깨를 조용하게 다독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