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2차 유행의 진원지였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이 확 바뀐다. 기존에 커튼으로만 구분됐던 응급실 병상(베드) 사이에 일일이 격벽(칸막이)을 설치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응급실의 모든 치료구역을 ‘1인실화’해 선진국형 ‘격리진료’를 하겠다는 것이다. 감염병 취약점이 드러난 국내 응급실의 첫 구조변경 사례여서 다른 대형병원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삼성서울병원은 21일 “응급실 58개 병상 사이사이에 석고보드 재질의 격벽 설치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접촉을 통한 감염병을 완전 차단하고 환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영국 등 의료 선진국은 응급실 병상들이 널찍하게 떨어져 배치되고 병상마다 벽으로 분리돼 있다. 국내 응급실은 대부분 병상 간격이 1~1.5m에 불과하며 그 사이에 커튼을 친 구조였다.
병원 관계자는 “격벽 설치로 응급실 병상 수가 10개 줄어 모두 48개가 운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격벽에는 특수강화유리로 창을 만들어 환자들의 답답함을 해소할 방침이다. 병원은 메르스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6월 중순부터 구조변경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달 말 공사를 마무리한 뒤 다음달 3일 신규 환자 진료 재개 시점부터 공식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병원은 또 응급실 바로 앞에 음압장비가 갖춰진 ‘감염 격리 진료소’ 2개를 따로 설치하고 있다. 하나는 성인용, 다른 하나는 소아용이다. 앞으로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열이 나는 환자는 바로 응급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이곳을 거쳐야 한다. 여기서 먼저 진료해 응급실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연말에 완공될 미래의학관에 ‘제2 응급실’을 설치해 응급실 과밀화 문제도 해소할 방침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5월 27~29일 응급실에 입원한 14번 환자에 의해 모두 90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 중 82명이 14번 환자와 직·간접 접촉한 응급실 의료진, 환자, 방문객이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신규 환자가 16일째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치료 중인 환자 13명 중 11명이 2차례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따라서 메르스 환자는 사실상 2명만 남은 셈이다. 또 이 2명 중 1명만 양성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 메르스 확진자인 186번 환자(50·여)는 완치돼 이날 퇴원했다.
보건복지부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최종 환자’의 메르스 완쾌 시점부터 28일 후 메르스 종식을 선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양성 반응을 보이는 환자가 마지막 메르스 환자가 된다면 그의 완쾌 시점부터 4주 후가 종식 선언일이 된다. 일러도 8월 중순 이후가 될 전망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단독] “두 번의 메르스는 없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모든 병상마다 칸막이 설치
입력 2015-07-21 2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