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적인 배다해를 죽이고 하나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스타인헤븐

입력 2015-07-22 00:06
사진=배다해 제공.

“좋은 일이 많이 생기면 세상적으로 큰 선물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하나님을 비로소 만나고 회복되고 나서는 고난도 축복이고, 돈을 버는 것도 축복이고 모든 게 축복인 것 같아요. 하나님이 가끔 이벤트를 주시는 것은 하나님이 일하고 있다는 것을 가끔 우리가 너무 무지하니까 알려주시기 위해서 보여주시는 것 같아요. ‘내가 이렇게 너를 위해 일 하고 있다’고 보여주시는 거죠.”

바닐라루시 멤버로 데뷔한 배다해는 2010년 KBS 2TV ‘남자의 자격’을 통해서 혜성처럼 나타났다. 당시 ‘넬라 판타지아’를 완벽하게 소화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배다해. 하지만 그 이후에 승승장구할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소속사와의 문제로 활동을 이어가지 못 했고 그녀의 암흑기가 시작됐다.

“하나님이 너무 혹독하게 훈련을 시켜주셨어요. 사실 겪지 않아도 될 일을, 남들이 40년을 겪어야 할 일을 4년 동안 다 겪었어요. 사람으로 인해 받을 수 있는 상처는 다 받은 것 같아요. 배신, 협박, 따돌림, 이용당함 등 여러 가지 일을 겪었어요. 사실 당시에 하나님한테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습으로 나를 훈련시켜 달라’고 했었는데, 정말 하나님은 혹독하게 저를 훈련시켰죠.”

당시 멤버들 간의 갈등이 극에 달했고 배다해는 바닐라루시를 탈퇴하게 됐다. 여기에, 소속사와의 공방전도 이어졌다. 2년 가까이 소속사와 배다해 간에 내용증명이 오가면서 정신적으로 엄청난 고통에 시달렸다.

“당시 방송 활동은 당연히 할 수가 없었고, 뮤지컬 개런티 등은 회사로 다 들어갔어요. 돈을 한 푼도 벌지 못 한 채 2년의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많이 힘들었고 무서웠어요. 뮤지컬 ‘셜록홈즈’를 당시에 하지 않았다면 아마 저는 지금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어요. 그때 아무와도 이야기도 하지 않고 송장처럼 지냈습니다. 정신적으로 공황장애도 심했어요.”

‘남자의 자격’ 이후 배다해에게 들이 닥친 고통은 생각보다 심했다. 크리스천인 그녀는 “하나님, 나를 포기하시라”고 원망했다고 한다. “그때는 점도 보러 갔었고, 하나님이 저를 놓기만을 바랐어요.”

배다해는 하나님을 ‘스토커’라고 표현했다. 그는 “하나님은 절대 나를 놓지 않으시는 분이에요. 사기를 당하고 바닥을 치고 있던 그때에, 내 의지로 그 상황을 벗어나려고 했지만 절대 내 의지대로 되지 않았다”라며 “그때 처음으로 ‘하나님, 이 상황을 벗어나게 해주시면 다시 하나님을 위해 살겠다’는 기도가 나왔다”고 고백했다.

하나님이 기적처럼 주변의 어려웠던 상황들을 정리하고, 배다해의 마음을 회복시켜준 실질적인 사건이 있었다. 세상의 거센 고난 속에 배다해는 찬양사역자로 섬기겠다고 하나님에게 고백을 했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큰 계획을 갖고 있었다.

“가수로서 활동할 수도 없고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 하지만, 지나고 나서 보니 여전히 나를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남았던 것 같아요. 2013년에 찬양사역자로 일하겠다고 했지만 앨범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원하시지 않으면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더라고요.”

배다해가 세상적인 것과 거리를 두고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경건의 삶을 살려고 했지만 ‘신앙적 교만함’이 어느새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었다. 세상적 교만함을 떨쳐버리고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매일 묵상하고 큐티하고 예배하는 그녀에게 스스로도 모른 게 찾아왔던 ‘나 이정도로 열심히 하나님 섬겨요’라는 교만이 자라났던 것. 그런 배다해의 티끌만한 교만조차 하나님은 낱낱이 보고 있었다.

“2014년 만나교회에 예배를 드리러 갔고 김병삼 목사님과 만나게 됐어요. 김병삼 목사님이 연예인연합예배 말씀 인도자로 가시게 돼서 같이 가보자고 하셔서 따라 가게 됐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연예인연합예배 가자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한 번도 안 갔거든요. 그때 연합예배에서 김병삼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완전히 회복됐습니다. 당시 김병삼 목사님이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사용하실 의무는 없다’고 하셨어요.”

배다해는 당시를 기억하면서 여전히 떨리는 듯 한 모습이었다. 배다해는 “그 말씀이 저에게는 제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쇼크였다”라며 “목사님이 ‘당신이 사용받기 합당한 모습이어야지만 하나님이 사용하신다’고 하셨는데 그때 제 모든 자아가 깨졌습니다”고 말했다.

연예계 활동을 통해서든, CCM 사역을 통해서든 하나님보다는 세상의 인정을 구했던 스스로를 회개하게 됐다. “하나님은 늘 물어보신데요.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그전까지 저는 한번도 ‘하나님 사랑해요’라는 말을 이야기 해 본적이 없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이때부터 배다해의 힘듦과 불평, 세상적인 모든 기준은 하나님으로 바뀌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이삭을 내놓으라고 하시는데, 하나님은 나를 다 바친다고 나를 죽게 만드시는 분이 아니에요. 하나님은 우리의 첫 마음을 원하시는 듯해요.”

“그 전까지 온전하게 하나님에게 나를 드린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날의 예배 이후 처음으로 하나님 앞에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기도를 처음으로 해 보았습니다. 오로지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저를 사용하시기를 기도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서 죽고, 다시 부활의 능력을 체험했어요.”



지난해 온전히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고 티끌만한 교만함도 내려 둔 배다해. 그렇게 나오지 않던 CCM 앨범도 방송활동도 그 이후에 자연스럽게 풀리게 됐다.

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MBC ‘일밤-복면가왕’에 출연 제의가 왔다. 올해 5월 배다해는 질풍노도 유니콘의 복면을 쓰고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김연우와 대결을 펼쳤다. 당시 배다해는 김연우와 ‘오페라의 유령’ 주제곡인 ‘더 팬텀 오브 더 오페라’를 열창했다. 천상의 목소리에 많은 시청자들은 감동했고, 그녀가 ‘남자의 자격’의 배다해라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예전 같으면 공중파의 노래하는 프로그램에 출연, 가장 핫한 프로그램에 출연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엄청 들떴을 거예요. 제대로 해서 더 뜨자 싶은 마음이었겠죠. 근데 출연 제의를 받고 나서 가장 먼저 한 게 ‘기도’였어요.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면 진행이 될 것이고, 아니면 막으실 거니까’ 내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도 하나님 뜻이 아니면 막히니까 기도를 했습니다.

복면가왕 무대는 남자의 자격과는 정말 달랐어요. 당시에는 내가 너무 부족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컸고 노래에도 자신감이 없는 편이었어요. 복면가왕은 무대에 오르기 전에 곡도 계속 바뀌고 그랬는데 마음이 불안하지 않았어요. 복면가왕을 통해서 세상적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심을 내려두니까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하나님은 아시니까요. 제가 얼마나 노래를 하고 싶었는지. 하나님이 제 마음을 아시고, 하나님이 지켜보시는 무대에 많은 기도 끝에 올랐습니다.”

복면가왕 출연 이후 배다해의 앨범도 순차적으로 나왔다. 피아니스트 이범재와 4년 만에 디지털 싱글 ‘여섯개의 봄’을 7월1일 선보였다. 또 로이킴과는 ‘너를 만나기 위해’를 7월15일에 발매했다.

“하나님은 세상적인 것, 사람의 인정과 관심에 의지하는 것을 내려두게 하셨어요. 세상적인 것을 내려두는 게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라는 것을 이제 압니다. 세상적인 배다해를 죽이고 하나님 자녀 배다해로 다시 태어난 거죠. 나를 죽이니까 평생 느껴보지 못한 평안함을 느꼈어요. 온전히 하나님께 속해 있을 때, 두려운 게 없어졌어요. 그러고 나니 4년 동안 너무 하고 싶었던 일들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졌어요. 지난해 10월 CCM ‘주사랑’ ‘아바아버지’, ‘복면가왕’ ‘여섯개의 봄’ 등에 이르기까지요.”

마지막으로 배다해는 “하나님이 노래를 시키시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사랑을 전하라고 하시는 것 같다”라며 “노래를 잘 하기도 해야겠지만,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015년 하반기 아직 어떤 계획도 세워두지 않았지만, 이미 하나님 앞에 철저하게 순종하기로 마음먹은 그녀에게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지 기대해 봐도 좋겠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