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진한 KKK회원 돕는 흑인 경찰관 사진에 찬사 쏟아져

입력 2015-07-21 17:11
롭 고드프리 트위터 캡처

시위 도중 탈진한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의 회원을 돌본 흑인 경찰관이 미국 사회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CNN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의 보좌관 롭 고드프리는 전날 트위터에 사진 한 장을 올리며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보기 드물지 않은 인도주의의 사례”라는 설명을 붙였다.

사진은 인종차별의 상징인 남부연합기와 나치의 문장 등이 새겨진 티셔츠에 검정 군화를 착용해 백인우월주의자로 보이는 백인 노인을 흑인 경찰관이 부축하는 장면이다.

고드프리 보좌관이 공공안전 담당관인 리로이 스미스라고 신원을 소개한 흑인 경관은 KKK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회 앞에서 벌인 집회에서 백인이 섭씨 32도를 넘는 더위에 힘겨워하자 그를 부축해 그늘로 데려가 물을 주고 응급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사진이 인터넷에 널리 퍼지자 스미스 경관은 “사진은 법집행 장면일 뿐이며 피부색, 국적, 신념을 떠나 사람을 돕는 것”이라며 “이 사진이 사람들이 증오와 폭력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도록 돕는 기폭제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KKK는 남부연합기가 최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회의 결정으로 공공장소에서 퇴출당하자 반대집회를 열었다.

이에 미국정의를위한교육자들(BEJ), 신흑표범당(NBPP) 등 흑인 조직도 맞불 집회를 열어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면서 5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2000여명이 참가한 집회에서는 폭염 때문에 수십명이 쓰러져 병원치료를 받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에서는 지난달 백인 청년이 흑인교회에서 성경을 공부하던 흑인 9명을 권총으로 살해하는 참극이 일어났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