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21일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 명예회장은 “FIFA 차기 회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FIFA를 개혁한다기보다 FIFA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FIFA 명예부회장을 겸하고 있다.
FIFA 부패 스캔들로 제프 블라터 회장이 지난달 3일 사퇴를 선언한 이후 정 명예회장이 차기 회장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명예회장은 “가장 큰 문제는 FIFA가 부패했다는 점”이라며 “FIFA의 제도적 투명성을 강화하고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명예회장은 내달 공식 출마 선언을 하고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뛰어들 계획이다. 장소는 국내가 아닌 FIFA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를 검토 중이다. 측근은 “내달 초중순쯤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다. 장소는 해외가 유력하다”면서 “남은 기간 동안 공약 검토 등 실무 준비를 착실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명예회장은 블라터 회장 사퇴 선언 후 세계 축구 관계자들과 활발하게 접촉해왔다. 차기 회장 후보로 급부상한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과 2014-2015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열린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 것을 시작으로, 뉴질랜드에서 열린 2015 FIFA U-20 월드컵 결승전도 참관하면서 주요 국가 관계자들과 FIFA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1994년부터 2011년까지 FIFA 부회장을 맡아 17년 동안 ‘반(反) 블라터’ 진영에서 활동해 온 정 명예회장은 자신이 FIFA 개혁의 적임자라는 점을 설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2월 26일 열릴 차기 회장 선거는 정 명예회장과 플라티니 UEFA 회장,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등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브라질 축구스타 지코와 무사 빌리티 라이베리아 축구협회장,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도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 명예회장이 차기 FIFA 회장이 되기까지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FIFA 수장 자리는 지금까지 유럽의 전유물이었다. 8명 회장 중 브라질 출신의 주앙 아발랑제 전 회장을 빼면 나머지 7명은 모두 유럽 출신이었다.
따라서 정 명예회장은 유럽의 견제를 뚫고 지지 세력을 확보해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특히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플라티니 회장에 대항하기 위한 자신만의 FIFA 개혁 방안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정몽준,FIFA 회장 출마한다
입력 2015-07-21 1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