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팅금액 56억 챙긴 ‘먹튀’ 도박사이트 조직 소탕

입력 2015-07-21 13:22

1200억원대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것도 모자라 가짜 사이트까지 개설해 배팅 금액만 챙긴 이른바 ‘먹튀’ 조직이 경찰에 소탕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수사과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중국 운영총책 이모(30)씨 등 4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총판사장 유모(34)씨와 홍보모집책 김모(28·여) 등 5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이들에게 대포통장을 제공한 2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입건했다.

이씨 등은 2014년 9월 29일부터 지난 4월 16일까지 중국에서 ‘스테이’나 ‘스웩’과 같은 가짜 도박사이트를 만들어 회원 1358명으로부터 56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회원이 9000여명에 이르는 1200억원대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개설, 운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 이 사이트를 같이 운영한 공범 김모(30)씨 등이 먼저 구속된 뒤에도 중국에 남아 범행을 계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먹튀 사이트가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건 피해자들 대부분이 경찰에 신고를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한 피해자는 손해를 봤음에도 불법 도박으로 처벌받을까 봐 신고는 못하고 욕설과 발음이 같은 ‘18원’을 여러 번 송금하는 수법으로 분풀이를 하는 데 그쳤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사이트를 이용하게 되면 사기피해를 볼 수도 있고 처벌받을 수도 있다”면서 “스포츠토토를 할 때에는 반드시 합법적인 사이트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의정부=정수익 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