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說픈 기자’는 이제 입사한지 1개월이 지난 신입기자의 시각으로 본 제작발표회, 기자간담회 등의 현장을 독자들에게 전하는 코너입니다.
인터뷰 내용과 함께 연예인들의 새로운 모습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에서는 tvN ‘신분을 숨겨라’ 기자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어說픈 기자는 긴장과 설레임으로 간담회가 시작하기 30분 전에 도착했습니다. 너무 일찍 도착한 걸까요? 회견장에는 CJ E&M 관계자 몇몇만 볼 수 있을 만큼 휑했습니다.
어설픈 기자는 간담회 전 작성한 인터뷰 질의서를 확인하며 배우들을 기다렸습니다. 30분이 훌쩍 지나 어느새 20여명의 취재진이 모였죠. 2시 30분 정각, 진행자가 기자 간담회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당초 제작진은 세트장을 구경하며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했었지만 일정이 변경돼 취재기자만 모이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사진을 찍을 시간도 없이 출연진과 취재진 간의 질의 응답 시간이 곧바로 이어졌습니다.
김범을 비롯한 6명의 배우들이 속속들이 등장한 가운데 어설픈 기자는 무명의 시간을 오래 견딘 박성웅이라는 배우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습니다. 배우 박성웅은 1997년 영화 넘버3에서 주인공 태주(한석규 분)의 부하로 출연해 단역으로 데뷔했습니다. 이 후 영화 태양은 없다, 해가 서쪽에서 뜬 다면, KBS 드라마 햇빛사냥 등 10년 넘게 무명생활을 했습니다. 그는 2013년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단역으로 활동하는 동안 편의점, 공사장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생계를 이어나갔다고 고백했죠.
그러던 그가 2012년 영화 신세계에서 이중구 역으로 인기를 모아 충무로의 신 스틸러(영화나 TV 드라마 등에서 훌륭한 연기력을 발휘해 주연 이상으로 주목을 받은 조연)로 자리잡았습니다. 박성웅은 미생에서 워킹맘으로 열연한 배우 신은정의 남편이기도 하죠. 이 두 사람은 2007년MBC 태왕사신기에서 함께 출연해 6개월간 상대역으로 연기하다가 실제로 눈이 맞아 이듬해 2008년 결혼했습니다.
기자 간담회 전까지 박성웅에 대해 다가가기 어렵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박성웅은 2012년 영화 신세계를 비롯해 지난 3월 개봉한 영화 살인의뢰에서는 연쇄 살인마로 줄곧 악역을 맡아 왔기 때문입니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악역은 아니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수사팀의 리더 역할이었기에 근엄한 이미지라는 인식이 있었죠.
박성웅은 이 드라마 시작하면서 부터 대역없이 액션장면을 찍었다는 후문이 있었습니다. 먼저 박성웅에게 격투신을 찍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박성웅은 “이무성(오대환 분)과 촬영한 엘리베이터 액션 장면”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오대환을 응징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때리는 시늉만 하려고 했으나 움직임을 못 맞춰 실제로 코를 주먹으로 때렸다”고 말했습니다. 박성웅은 오대환의 코가 부러진 줄 알고 걱정했지만 알고 보니 자신의 손만 부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어설픈 기자는 이날 인터뷰에서 박성웅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을 깰 수 있었습니다. 박성웅은 여느 중년 아저씨처럼 주름살이 늘었다는 고충을 털어놓으며 소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는 “대본에 액션 장면이 없으면 ‘응시한다’ ‘주시한다’는 내용이 많아 주름이 많이 생겼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죠.
박성웅의 인간적인 면모는 기자 간담회장에서도 드러났습니다. 배우 임현성이 제일 싸움을 잘할 것 같은 사람에 대한 질문에 짧게 대답하자 박성웅은 “그렇게 짧게 대답하면 안 된다”라고 재치 있게 말했죠. 이어 그는 “인터뷰를 할 때는 단답형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말해야한다”라며 동료의 긴장감을 풀어주는 여유로움까지 보였습니다.
박성웅은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진 못했지만, 브라운관에선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신분을 숨겨라는 종영까지 6회가 남았습니다. 이 드라마는 평균 2.6%(닐슨코리아 제공)의 시청률을 기록해 안타깝게도 3%대에는 진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촬영의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주연인 박성웅 역시 시청률 공약을 내세우며 드라마의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그는 종영 전까지 시청률 3%가 넘으면 시청자들과 만나는 자리를 갖고 싶다고 합니다. 다음 기회에는 에어컨이 나오는 빌딩이 아닌 거리에서 그를 만나보고 싶습니다.
한편 tvN의 신분을 숨겨라는 경찰청의 특수 수사팀 수사 5과의 범죄 소탕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드라마입니다. 내용은 특수 수사관인 차건우(김범 분), 장무원(박성웅 분), 장민주(윤소이 분), 최태평(이원종 분)이 신분을 숨기고 평범한 듯 일상에서 생활하지만 도청, 감청, 잠입 등을 하며 강력 범죄에 맞서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문경림 기자 enlima7@kmib.co.kr
박성웅, 그는 평범한 중년 배우였다…어說픈 기자의 ‘신분을 숨겨라’
입력 2015-07-21 00:10 수정 2015-07-21 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