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림여고 일반고 전환될 듯 "뼈저린 좌절감 느낀다"

입력 2015-07-20 18:03

서울시교육청이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평가에서 기준점에 미달한 미림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했다. 미림여고와 함께 기준점을 통과하지 못한 경문고·장훈고·세화여고 등 3개교는 2년 뒤 재평가하기로 했다.

서울교육청은 20일 ‘2015년 자사고 운영성과평가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기준점인 60점에 미달해 청문 대상에 올랐던 4개교 중 미림여고를 지정 취소했다. 서울교육청은 교육부에 자사고 지정취소 동의를 신청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동의하면 2016학년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기존 재학생들은 졸업까지 자사고 학생 지위를 유지한다. 미림여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교육청의 자사고 평가에 의해 일반고로 전환하는 첫 사례가 된다.

앞서 미림여고는 서울교육청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자사고 지위를 포기하고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학교 측이 일반고 전환을 요구한 만큼 교육부가 자사고 지정 취소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3개교는 2년 뒤 재평가하기로 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세 학교는 미흡하다고 지적된 내용을 적극 해명하고 개선 의지를 구체적으로 밝혔다”며 “입학전형 개선, 전·편입학 횟수 제한, 일반고와의 상생 의지 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평가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자사고 정책이 사실상 좌절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법과 제도적 한계와 좌절감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말했다. 또 ‘자사고 평가를 마치면서’라는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자사고가 평등교육의 기초 위에서 건학이념 구현과 교육 다양성 실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선 지원 후 추첨’ 등으로 학생 선발방법 개선을 추진해 달라”며 “서울의 고교가 수평적 다양성 속에서 함께 발전하도록 고민해 달라”고 교육부에 촉구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