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당시 조선인과 중국인, 연합군 포로 등을 강제 노역 시켰던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三菱) 그룹 계열사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처음으로 당시 피해자였던 미군 포로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기무라 히카루 미쓰비시 머티리얼 상무를 비롯한 회사 대표단은 19일(현지시간) 오후 로스앤젤레스(LA) 시내의 미국 유대인 인권단체 시몬 비젠탈 센터에서 징용 피해자 제임스 머피(94)씨를 만나 머리 숙여 사과했다.
기무라 상무는 이날 “2차 대전 당시 미국 징용 피해자 900여명은 미쓰비시 탄광 등 4곳에서 강제노역을 했으며, 그 과정은 혹독했다”며 “머피씨를 비롯한 미국 전쟁포로들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 “미쓰비시는 앞으로 이 같은 전철을 다시는 밟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리핀에서 일본군에 붙잡혀 미쓰비시 탄광 등에서 강제 노역했던 머피씨는 “미쓰비시의 사과를 주의 깊게 들었다. 진정성이 담겨있다고 본다”면서 사과를 받아들이며 기무라 상무와 악수를 나눴다.
이번 사과는 2차 대전 이후 처음 이뤄진 일본 대기업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과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한반도와 중국, 네덜란드 등 다른 지역 출신 징용자들은 대상에서 빠졌다는 점에서 반쪽짜리 사과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미쓰비시 반쪽자리 사과
입력 2015-07-20 16:54 수정 2015-07-20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