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합의안이 미 의회로 19일(현지시간) 송부됐다. 미 의회는 60일간 검토기간을 거쳐 승인여부를 결정한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 의회의 반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행정부는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반면 공화당 지도부는 ‘잘못된 합의’라며 반대의견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지와 반대로 나뉜 단체들의 광고전쟁도 치열하다.
◇오바마, 의원들과 골프 치며 설득=이란 핵협상 합의안이 의회로 송부된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하원의원들과 골프를 쳤다. 조 코트니, 에드 펄머터, 존 야무스 의원 3명과 앤드루스 공군기지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거의 매 주말 골프를 즐기기는 하지만 골프 상대가 의원들인 경우는 아주 드물다. 공화당의 이란 핵협상 반대 주장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동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집단 단속이 급했던 것이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CNN의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에 출연해 “만약 미국이 (의회의 반대로) 자의적으로, 독자적으로 합의안을 부결하면 미국은 또 다른 협상을 할 수 없게 된다”며 합의안 지지를 호소했다.
◇공화당·이스라엘, 반대 전선 형성=그러나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이날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잘못된 합의로 국가안보가 포기되고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해제돼서는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공화당 1인자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 협정은 이란을 대담하게 만들고 핵무기 경쟁을 촉발시킬 뿐”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스라엘은 이란핵협상 합의안의 미 의회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공화당 의원들은 물론 민주당 의원들까지 접촉하며 설득전을 펼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물론 론 더머 주미 이스라엘 대사 등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총동원됐다. 더머 대사는 미 의회에 상주하다시피하며 의원들을 만나고 있다.
◇“지지” vs “반대”…광고 전쟁도 치열=‘전미이란계미국인협의회(NIAC)’는 이란핵협상 합의 직후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내고 “전쟁 대신 평화를 원하는 수천만 미국인들의 목소리를 사장시킬 수는 없다”며 이란 핵합의에 대한 미 의회의 지지 및 승인을 압박했다. 또 ‘전쟁 없는 승리(Win Without War)’를 비롯한 미국 내 10여개의 진보단체는 “공화당이 이란 핵합의를 반대함으로써 우리를 전쟁으로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판하면서 이란 핵합의 지지 청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반면 미 정치권에 영향력이 막강한 친(親)이스라엘 로비단체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는 ‘핵 없는 이란을 위한 시민들(CNFI)’을 결성하고 TV와 인터넷을 통해 이란 핵합의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대규모 광고를 내기 시작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이란 핵협상안 의회로, 치열한 설득전도 막 올라
입력 2015-07-20 1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