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 “한일전? 복수전? 아몰랑~ 그냥 이길거야”

입력 2015-07-20 14:00
손흥민(왼쪽)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6월 8일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메르스 우려로 마스크를 착용했다. / 김지훈 기자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의 시야는 넓었다. 일본과의 앙숙관계나 2014 브라질월드컵의 복수보다 우승을 바라보고 있었다. 2015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젊은 대표팀을 꾸린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의 ‘색’을 언급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축구에서 과거에 대한 복수심으로 경기를 준비하면 스스로의 색을 잃는다. 이런 부분을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상대와의 복잡한 관계보다 승리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런 실용적 축구철학으로 2015 호주아시안컵에서 결승전까지 무실점 전승으로 질주하고 27년 만에 준우승을 쟁취했다.

동아시안컵은 다음달 1일 중국 우한에서 개막한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북한이 출전한다. 축구에서는 물론 역사적, 지정학적으로 복잡한 관계의 국가들이다. 일본의 경우 각별하다. 국민정서상 한일전에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더욱이 일본 대표팀을 지휘하는 바히드 할릴호지치(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2대 4 패)에서 우리나라에 조기 탈락의 수모를 안겼던 알제리 대표팀의 사령탑이었다. 한일전에 복수전까지 겹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과거가 어떻든 지금 상황에서 최선을 준비하겠다”며 “우리는 일본이든 중국이든 우루과이든 우리의 것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 대표팀을 지휘하면서 처음 치르는 한일전을 다소 의식한 듯 “올해 우리 승률이 상당히 긍정적이다. 승률 유지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간접적으로 필승을 다짐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을 포함해 9승1무1패를 기록 중이다.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이외의 국가는 없었고,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호주를 상대로 유일하게 졌다. 승률은 81%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