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고압적인 처방전을 놓고 ‘갑질 처방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환자의 건강과 약사의 조제권을 모두 위협하는 행위로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입니다.
최근 대한약사회가 발행하는 기관지인 ‘약사공론’에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 심장내과 의사가 병원 앞 약국에 보낸 처방전이 올라왔습니다. 처방전에는 “조제 참조, 모두 한 봉에 보장! 따로 먹으라하여 발생한 문제에 책임을 묻겠다”는 문구가 3번이나 반복되죠. 굳이 3번 쓸 이유도 없지만, 따로 먹을 경우 그 책임을 묻겠다는 법적 효력 없는 황당한 표현까지 곁들여 있습니다. 이는 약사의 조제 행위를 철저히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해당 약사는 약사공론과의 인터뷰에서 “약사의 고유권한인 조제업무마저도 간섭하는 의사의 행태에 화가 났다”며 “의사와 약사의 협력적 관계를 깨는 일종의 갑질”이라고 분개했는데요. 심지어, 약사가 조제한 의약품인 소화성궤양용제 덱실란트디알캡슐, 혈압강하제 텔미누보정 등은 습기와 외부 환경에 민감해 약효 변질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른 용기에 바꿔 넣으면 품질 유지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의사항에 적혀있죠. 결국, 환자가 처방받은 약은 얼마 안가서 문제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의사의 고압적인 행동에 많은 약사들이 안타까움을 호소했습니다. 한 병원 약사는 “모든 약 한 봉 포장은 환자나 의사가 요청하는 일이 있을 순 있지만, 그건 약이 안전하게 보관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일”이라며 “약국에 부탁해 요청할 사항이지 고압적으로 지시할 사항이 아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환자 건강은?” 의사 갑질 처방전에 약사들 ‘부글부글’
입력 2015-07-21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