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채무, 5년래 28조8000억 달러…경제위기 우려

입력 2015-07-20 10:39
중국이 5년 안에 기업채무가 28조8000억 달러(3경3010조5600억원)로 늘어나며 심각한 위기의 전조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로이터가 1400개가 넘는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19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기업 채무는 16조1000억 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160%에 달한다. 지난 5년간 급증한 이런 채무는 이미 미국의 두 배인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추계를 인용해 중국 기업 채무가 앞으로 5년 사이 77% 더 늘어나 28조8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채무가 크게 늘었음에도 중소기업을 포함한 실물 경제는 여전히 허덕이고 있다고 RBS의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루이스 쿠이스가 전했다. 그는 로이터에 “(장차) 여신 덫이 열리면, ‘문제 기업’에 들어간 돈으로 말미암은 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는 중국은행의 신규 여신이 지난달 1조2800억 위안(236조 832억원)으로, 그 전달의 900억8000만 위안에 비해 급증했다고 전했다.

UBS의 중국 리서치 책임자 타오 왕은 로이터에 “(기업 채무 부담이 이처럼 심각해졌음에도) 가격 하락과 매출 증가 둔화로 신속한 차입 청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이것이 결국 중국 경제의 경착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S&P는 이 추세가 유지되면 중국 기업의 새 채무가 2019년까지 전 세계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는 중국이 파국을 피하기 위한 처방은 쉽다고 입을 모았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BOAML)의 데이비드 쿠이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엄청난 규모 때문에 증시보다 채무를 관리하는 것이 더 위험할 것”이라면서 “명확한 디폴트(방치)로 본보기를 보이지 않는 한 도덕적 해이는 계속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구제 탓인 도덕적 해이 심화도 문제삼았다.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빅터 시 교수는 블룸버그에 “엄청난 규모의 증시 구제가 이미 불거진 중국 금융시장의 도덕적 해이를 심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덕적 해이가 증시로 전이되고 있다. 인민은행이 여신과 증시를 위해 무제한 유동성을 풀어야 하는 부담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