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독재시절” 하태경·이재명 국정원 자살 놓고 설전

입력 2015-07-20 09:36 수정 2015-07-20 09:47
하태경·이재명 트위터 캡처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트위터 설전을 벌였다. 둘은 자살한 국가정보원 해킹 요원의 유서를 놓고 진위 공방을 펼쳤다.

설전은 이재명 시장이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아무리 봐도 유서 같지 않다. 내국인 사찰을 안 했으면 아무 잘못이 없는데 왜 자살하나”라는 글을 올리며 시작됐다. 그는 “(유서를) 믿으면 바보겠지요. 지금은 회귀한 독재시절”이라며 자살한 국정원 직원이 남긴 유서가 조작됐을 거란 의구심을 강하게 내비쳤다.

이에 하태경 의원은 같은 날 오전 3시 “국정원 직원 유서를 유서 같지 않다? 제 2의 유서대필사건으로 몰아가려는 건가”라며 “사람의 죽음 앞에서만큼은 말을 삼가는 것이 인간된 도리이고 예의”라고 꼬집었다. 그는 “타인의 죽음을 비하하고 모독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며 이재명 시장을 향해 경고했다.

하태경 의원이 글을 올리고 얼마 안돼, 이재명 시장이 다시금 반박했다. 이재명 시장은 “내국인 해킹을 안 했으면 왜 죽으며, 유리한 증거를 왜 삭제하고 자살하나”며 “대선 부정, 간첩조작, 집안일 개입 등 국정원은 항상 상상 이상. 혹여 망자예우 들먹이며 국민 입 막는 게 작전입니까”라며 하태경 의원을 향해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이들의 SNS 설전은 560여명이 리트윗하며 널리 퍼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국정원 직원의 억울함을 푸려면 명명백백하게 사건을 전부 밝혀야한다”며 “정말 처벌받아야 할 사람을 처벌받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네티즌은 “자살 하신 분도 이 나라 국민”이라며 “진실은 언제쯤 알 수 있을까요. 정말 무섭습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한편, 해킹 프로그램의 구입과 운영 실무를 담당하던 국정원 직원 임모(45) 과장은 18일 경인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야산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정말 내국인에 대한,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다”며 “혹시나 대테러, 대북공작활동에 오해를 일으킨 자료를 삭제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