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한·일 양국이 격렬하게 맞붙은 뒤 끝나고 나면 교류하는 배구선수처럼 지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키에 여사는 19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한일관계를 자신이 관여하는 부산과 시모노세키 사이의 배구 교류에 빗대 이같이 말했다. ‘시모노세키(下關) 어머니 배구단’ 단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아키에 여사는 올해 시모노세키에서 진행된 양측의 친선 배구 경기를 언급한 뒤 “배구 선수들은 서로 격렬하게 맞붙지만 끝나고 나면 다들 마시고 먹으며 따뜻하게 교류한다”고 말했다.
아키에 여사의 말은 최근 일본 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을 놓고 한·일간 외교적 마찰이 있었던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아키에 여사는 이날 행사 축사에서 한국어로 “일한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 ‘미래에의 가교’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고 직접 말해 화제를 모았다. 비록 다소 서투른 솜씨였지만 객석에서는 큰 박수가 터져나왔다.
아키에 여사는 또 이날 행사에서 함께 공연한 한·일 어린이 합창단을 언급하면서 “(한·일간에)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이들이 맺은 유대를 우리 어른들이 이어받아 앞으로 일한관계 개선으로 연결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마음을 새롭게 했다”고 밝혔다.
이에 유흥수 주일대사도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 양국은 과거 반세기 동안 이어온 우정을 재확인하고, 새로운 한일관계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도 “두 나라는 중요한 이웃국가 사이”라며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그럴수록 양국이 여러 급에서 교류를 쌓고 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일본 측 ‘일·한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 실행위원회’가 주최하고 주일 한국대사관, 일본 외무성 등이 후원했다. 19일부터 이틀 간 진행되는 이 행사에서는 양국 전통 예술·무예 공연과 초신성 등 양국 인기 가수의 공연과 더불어 인기 배우 권상우 토크쇼 등이 진행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아베 부인 아키에 여사 “한일, 격렬히 싸운뒤 따뜻이 교류하는 배구선수 같았으면”
입력 2015-07-19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