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더기 액상분유’ 업체와 소비자 진실공방…“블랙컨슈머 의심 받아”

입력 2015-07-19 18:22 수정 2015-07-20 13:35
사진=블로그 및 해당 홈페이지 화면 캡처

액상분유에서 구더기가 발견된 이른바 구더기 분유 사건에 대한 진실공방 치열하다. 해당 업체와 소비자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사에 나섰다.

지난 3일 각종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는 베이비언스 액상분유 제품에서 구더기가 나왔다는 글이 빠르게 퍼졌다. 이는 ‘까칠한 **’이라는 블로거 자신의 블로그에 액상분유에 살아있는 구더기가 나왔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을 게시하면서 촉발됐다.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자신의 아이에게 먹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업체는 17일 오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더기 액상분유에 대해 “베비언스 액상분유 생산 공정상의 병과 뚜껑은 고압의 멸균용 세정액과 세척수로 멸균이 된다”며 “내용액 역시 134도 이상의 온도에서 35초 동안 멸균이 되어 충진이 되기 때문에 살아있는 벌레나 세균 등 생물은 전혀 살아남을 수 없고 각 단계별 공정에서 극히 미세한 거름망(0.14 및 0.173mm; 머리카락 굵기 정도)을 통해 걸러지고 있기 때문에 입자가 큰 물질은 생산 공정상 혼입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업체는 또 “제품의 뚜껑에 살아있는 유충이 발견된 것은, 고객 방문 이후 바로 당사가 스스로 식약처에 7월 6일 오전에 자진신고 완료했고 관련 식약처의 지시 및 당사 자체적으로 유통사, 제조사를 통해 철저히 조사하고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실물을 고객이 제시하지 않아 사진 상으로 확인 된, 유충을 전문가에게 의뢰한 결과, 파리유충(초파리 또는 집파리)으로 추정되며, 고객 발견시점의 살아있는 유충상태는 알이 부화한지 최대 7일내의 상태이며 이를 토대로 알의 예상 시점을 추정하면 고객 발견시점인 7월4일의 약 최대 7일 전쯤 부화되었음을 예측할 수 있다”고 전하며 “해당제품의 생산제조일이 5월 15일, 제품을 구입한 일자는 6월 1일로, 제조시점 및 구입시점에서는 발생이 불가능하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업체의 이 같은 해명에 네티즌들은 해당 블로거가 “블랙컨슈머일 수 있다”며 의심했다. 일각에서는 “문제가 커지자 해당 블로거가 숨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블로거 ‘까칠한 **’은 18일 자신의 블로그에 걱정과 위로를 주신 네티즌에게 감사한다는 글을 올려 해명했다. 그는 “거짓 없이 포스팅 한 것이기 때문에 아이와 자신의 얼굴이 모두 공개됐고, 주변에서 개인정보가 있는 포스팅은 위험하다는 우려 때문에 비공개로 돌려놓은 것일 뿐 숨은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유통과정상의 문제 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유통과 보관상의 문제가 소비자의 잘못이냐”며 “제대로 밀봉만 됐더라도 이런 일이 있었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해당 업체 직원이 방문했을 때 외국브랜드처럼 중간 실링처리가 되어있지 않는 것에 대해 항의했다”며 “직원들은 기계를 들여와야 한다. 비용문제가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블로거 ‘까칠한 **’은 자신의 블로그에 9개월 된 아이에게 유아용 액상분유 제품의 뚜껑에서 파리유충 4~5마리가 발견됐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렸다. 제품을 먹은 아이는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였다고 블로거는 전했다. 인터넷에서 이 동영상이 빠르게 확산되자 소비자들의 환불요청이 잇따라 일부 매장에서 제품이 수거됐다. 업체 측에서는 해당 블로거에게 회사의 생활용품으로 피해보상을 해준다고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하자 50만원을 재차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