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의 해군 시설에 총을 난사한 용의자가 범행 수시간 전 ‘누구든지 내 친구에게 적개심을 보이면, 전쟁을 선언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용의자 무함마드 유수프 압둘라지즈(24)는 지난해 요르단을 다녀온 뒤 미국의 중동 정책에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압둘라지즈가 최근 수년간 우울증을 앓았다고 주장했다. 미 연방수사국(FBI), 법무부 등으로 구성된 합동수사본부는 “어떤 국제 테러단체로부터 지시를 받거나, 연계된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름을 공개하기를 꺼린 압둘라지즈의 친구는 18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전날 밤 그에게서 받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로이터통신에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누구든 내 친구에게 적개심을 보이면, 난 그에게 전쟁을 선언했다”는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인용한 시가 있었다.
친구는 “당시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지금 보니 총기 난사를 시사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압둘라지즈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 사이 요르단을 다녀온 뒤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폭격, 시리아 내전 등에 실망하면서 미국의 영향을 크게 받는 요르단,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국들이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분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둘라지즈는 이후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AK-74, AR-15, 사이가 12 등 소총 3자루를 샀고, 친구들과 어울려 공원에서 일주일에 2∼3차례 사격 연습을 했다.
합동수사본부는 압둘라지즈가 테러단체와 접촉했다는 확증을 잡지는 못했지만 중동 방문을 계기로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로 변모했을 가능성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족들은 성명을 내고 “희생자와 유족들에 어떤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압둘라지즈가 수년전부터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압둘라지즈가 지난 16일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의 미 해군 시설에서 난사한 총알을 맞고 치료를 받던 랜덜 스미스 하사가 이날 숨졌다. 이로써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5명으로 늘었다. 압둘라지즈는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됐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총기난사 수시간 전 ‘전쟁선언’ 문자 메시지
입력 2015-07-19 1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