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소녀 시절 나치식 경례를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왕실은 7살이던 어린이가 뉴스에서 본 것을 단순히 따라해봤다는 주장으로,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영국 왕가의 구성원들 가운데 과거 나치에 동조한 이가 있다는 주장이 심상찮게 제기된 적이 있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영국 일간 더 선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소녀 때인 1933년 가족과 함께 팔을 들어 나치식 경례를 하는 영상 자료를 찾아 18일 공개했다.
약 17초 분량의 흑백 영상에서 당시 7살인 여왕은 스코틀랜드에 있는 영국 왕실 별궁인 밸모럴 성에서 가족과 함께 개를 데리고 놀고 있다.
여왕은 어머니가 나치식 경례를 하는 모습을 보고는 팔을 들어 이를 흉내냈다. 여왕의 여동생인 마거릿 공주와 삼촌인 에드워드 8세도 같은 경례를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영국 왕실 관계자는 “가족이 함께 놀면서 당시 뉴스에서 본 모습을 따라해 본 것”이라면서 “80년도 전에 찍은 영상을 공개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시 그 누구도 나치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아돌프 히틀러는 1933년 나치당 당수로 총리에 임명됐으며 1939년 이후 2차 대전과 유대인 학살 등을 자행했다.
이 영상에 나온 에드워드 왕자는 부인과 함께 2차 세계대전 발발 2년 전인 1937년 히틀러를 만나기도 했다. 그는 나치의 동조자라는 비난을 여러 차례 받았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하일 히틀러” 영국 여왕 7세 때 나치식 경례 구설
입력 2015-07-19 1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