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산불 방화 용의자 2명 잡혀, 꿀 때문에

입력 2015-07-19 10:25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 외곽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의 방화 용의자 2명이 붙잡혔다. 아테네 외곽과 펠로폰네소스 반도에서 난 2개의 큰 산불도 불길이 잡혀가고 있다.

그리스 소방당국은 18일(현지시간) 아테네의 북동부 외곽지역을 태운 화재 용의자로 그리스와 불가리아 국적의 남성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각각 67세, 58세인 이들은 꿀을 얻기 위해 벌집에 불을 붙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그리스는 구제금융 위기 때문에 현금인출이 제한되고, 외국에서 물품들도 제때 들어오지 않아 식료품 사재기 등이 일어나기도 했다. 단순히 꿀을 따기 위한 차원이었는지, 이런 최근 위기 상황 때문에 빚어진 일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스에서는 지난 17일 아테네 외곽과 펠로폰네소스 반도 등지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화재는 아테네 외곽 네아폴리스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강한 바람을 타고 히메투스 산과 인근 숲을 넘어 해변 가까이 급속히 번졌다.

또 아테네 북부 말라카사 지역과 에비아 섬, 펠로폰네소스 반도 라코니아 등 4∼5개 지역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인근 마을의 주택이 불길에 휩싸였다.

소방당국은 17일 하루 그리스 전역에서 발생한 화재가 80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사태가 커지자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어 유럽 각국에 지원을 호소하고 이에 인접국 프랑스가 살수 항공기 2대와 정찰기를 급파해 화재 진압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화재 진압 때문에 자신의 공식 일정을 전부 취소했다.

18일에는 스키로스·자킨토스 섬과 그리스 중부 디스토모 마을 인근에서도 새로운 화재가 발생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