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감독 욕심 부렸다… 최동훈·박찬욱에게 많이 배워”

입력 2015-07-18 01:44 수정 2015-07-18 12:59

배우 하정우(본명 김성훈·37)가 신인 감독으로서의 현재 마음가짐을 털어놨다.

하정우는 17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암살’ 촬영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부분에 신경을 써서 연기했는지 조리 있게 소개했다.

그러다가도 이따금씩 감독 하정우가 불쑥 튀어나왔다. 인터뷰 말미에는 연출에 대한 좀 더 깊은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배우 하정우로서 관객들에게 자리매김 한 것처럼 감독도 계속 하다보면 그런 날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운을 뗐다.

배우 하정우는 연기력과 흥행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감독에 도전해선 쓴맛을 봤다. 연출작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4)이 연달아 흥행에 실패했다. 그리고 잠시 배우로 돌아왔다. 허삼관 이후 바로 들어간 암살에서 최동훈 감독과 작업했고, 현재는 박찬욱 감독 신작 ‘아가씨’ 촬영 중이다.

하정우는 “최동훈 감독님과 박찬욱 감독님을 보면서 참 많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다”며 “(내가 감독으로서 자리매김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구나. 내가 많이 욕심을 부린 것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이어 “암살 촬영할 때가 허삼관 막바지 후반 작업할 때여서 최동훈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개봉 즈음에는 선배 감독들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몰랐던 걸 많이 알게 됐다”고 했다.

“저는 참 축복을 받은 거구나. 훌룽한 감독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또 그 감독님들의 현장에서 연기를 하고 콘티를 보고 진행하는 걸 보면서. 내가 (감독으로서) 잘될 가능성이 좀 있겠구나(웃음).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하정우는 아가씨 촬영이 마무리된 뒤 감독 차기작 준비에 착수할 예정이다. 아직 구상 단계지만 머릿속에 시놉시스를 그려놨고 시나리오 작가도 섭외해놓은 상태다. 하정우는 “작업은 올 겨울쯤 시작할 것 같다”며 “계속 발전시켜 빠르면 2017년 촬영에 들어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암살은 1933년 상해와 경성을 배경으로 암살작전을 위해 모인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리고 청부살인업자들의 서로 다른 선택과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극중 하정우는 암살단을 좇는 살인청부업자 하와이 피스톨로 분해 전지현 이정재 오달수 조진웅 이경영 등과 호흡을 맞췄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