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예능 표절 의혹에 수차례 휩싸인 MBC ‘무한도전’이 포맷과 내용을 베낀 중국 예능프로그램에 법적 대응하겠고 나섰다.
17일 MBC 예능본부는 “중국 동방위성TV가 지난달 14일부터 방송한 극한도전(?限挑戰)은 제목부터 무한도전과 유사하고 프로그램 포맷을 그대로 베낀 중국판 짝퉁 무한도전”이라며 “중국 일부 방송사와 제작사들이 우리나라 예능을 무차별로 베끼고 있어 한류콘텐츠 확장에 큰 지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예능본부는 무한도전과 극한도전에서 유사한 부분을 비교·정리해 편집한 이미지를 함께 공개했다. 무한도전의 ‘나 잡아봐라’(169회) ‘돈 가방을 갖고 튀어라’(110회) ‘극한알바’(406회) ‘여드름 브레이크’(158회) 편이 거론됐다. 특히 ‘스피드 특집2’(2011년 9월 방송)은 기획의도와 구성은 물론 카메라 앵글과 자막까지 거의 복사한 수준으로 베꼈다고 지적했다.
MBC 관계자는 “어떻게 대응할지 시점과 방법에 대해 내부적으로 법적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판 정식 계약을 체결한 프로그램이 오는 10월부터 CCTV1을 통해 방송될 예정이기에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초창기부터 일본 예능 표절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무한도전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게 된 상황이 아이러니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무한도전은 일본의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포맷은 물론 게임 아이템 등을 차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수차례 시달렸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월 28일 방송된 ‘무도 큰잔치’ 편에서 나온 인간 선물뽑기 게임이 일본 예능 ‘톤네루즈노미나상노오카게데시타’에 등장한 ‘인간 UFO 캐처’ 게임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줄에 매달린 사람이 매달려 물 위에 떠 있는 물건을 집어 올리는 방식이 같았다. 그러나 무한도전 제작진은 “해당 방송은 본 적도 없으며 인간 인형 뽑기 게임은 새로 생긴 게 아니라 과거부터 있었던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과거에는 출연자들이 함께 추는 삼바춤, 뺨 때리기 기계, 물을 채운 무거운 공으로 하는 공놀이(물공 헤딩), 사이가 어색한 출연자들끼리 시간을 보내는 ‘친해지기 바라’ 콘셉트 등은 일본 예능에서 이미 시도된 아이템들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의혹이 일 때마다 무한도전 측은 표절 의혹을 단호하게 부인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중국 짝퉁에 발끈?” 일본 베끼기 흑역사 무한도전의 아이러니
입력 2015-07-18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