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등의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선 병원마다 간호사를 충분히 둬 가족이나 간병인의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성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는 17일 서울대 간호대 강당에서 열린 ‘중동호흡기증후군 교훈: 감염관리와 환자간호 개선방안’ 포럼에서 “메르스 확진자 중 환자 가족과 보호자 비율이 높은 것은 간호사 부족으로 이들이 환자를 간호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메르스 확진자 186명 중 환자 가족과 보호자, 방문객의 비율은 35%(64명)에 달한다. 간병인 비율도 4%(8명) 정도다.
조 교수는 “의료법은 각 병원이 하루 평균 입원환자를 2.5명으로 나눈 수만큼 간호사를 보유해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2013년 환자조사 자료를 분석해보면 이를 준수하는 종합병원 및 병원 비율은 30%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규모가 작은 일반 의원은 간호조무사만 둘 수 있어서 간호사가 아예 없는 곳도 있다. 조 교수는 환자가 하루 24시간을 입원하더라도 이들이 간호사로부터 간호받는 시간은 하루 1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병원 간호사가 부족한 이유로 간호관리료(25%), 의료관리료(40%), 병원관리료(35%)로 구성된 ‘입원료 건강보험수가’ 중 간호관리료의 비율이 낮아 간호사 인력 확충에 대한 투자가 시설 투자보다 적은 탓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간호사가 전문적으로 입원 환자를 간호하는 포괄간호서비스 등을 확대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포괄간호서비스는 병원급에 따라 간호사 1명당 환자 7∼14명을 맡도록 돼 있는데 미국이나 호주 수준인 1대 5 정도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송경자 서울대 간호본부장은 신종 전염병 관리를 위한 전략으로 △간호사에 대한 인식 개선 △간호사 확충 △국가 차원의 간호사 관리 △확실한 보상 마련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이인숙 서울대 간호대 교수는 ‘자가 격리자를 위한 간호서비스와 공공지원체계’ 주제발표에서 “메르스 사태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향후 새로운 전염병이 돌 때 각 기관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재난관리계획을 짜야 한다”고 밝혔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제2메르스 사태 막으려면 간호사 인력 충분히 둬야”… 서울대 간호정책포럼
입력 2015-07-17 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