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왕자가 3개월째 아프리카에서 ‘조용히’ 환경보전 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현지에서는 “이색 휴가 중인 부유한 서양인”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0년 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달 공식 전역한 해리왕자는 나미비아와 보츠와나,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남부를 돌며 야생동물과 현지 지역사회를 지원하고 자연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국 사람들조차 해리왕자가 지금 어디서 무얼 하는지 잘 모를 정도로 낮은 자세로 조용히 다니고 있으나, 현지에서는 이 유럽 왕자의 방문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나미비아의 포함바 시페타 환경관광부 장관은 “나미비아에 와서 환경보전활동을 펼친 유명인은 해리왕자가 처음이 아니다”라며 “감사한 일이지만 홍보에 이용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시페타 장관은 또 해리왕자와 형 윌리엄 왕세손이 후원하는 환경단체가 반대하고 있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사냥과 관련해 “이러한 사냥은 전적으로 합법”이라고 주장했다.
나미비아의 최대 일간지인 ‘더 나미비안’의 편집인도 “여기 수많은 사람들이 빈곤하게 살고 있는데 왜 해리왕자 방문으로 난리를 쳐야 하느냐”며 “그의 방문은 아무것도 바꿔놓지 않을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굶주린 사람들이 어떻게 코뿔소나 코끼리가 죽는 일에 신경을 쓰겠느냐. 일자리도 없고 빈속으로 잠드는 사람이 정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생각할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해리왕자는 여기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이라고 비꼬았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아프리카 봉사간 英 해리왕자에 “휴가 온 서양인” 비아냥
입력 2015-07-17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