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야구팬들의 입에서 다양한 ‘핫 키워드’가 속출됐다.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가 16일 전반기 일정을 마치고 별들의 전쟁을 앞두고 있다. 올시즌도 흥미진진한 야구 매력에 푹 빠진 팬들은 현장뿐만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야구로 소통했다. 팬들은 웃기고 슬픈 신조어를 만들며 야구에 대한 관심을 이어갔다. 전반기 인터넷에서 뜨거웠던 프로야구 키워드를 알아봤다.
전반기 가장 뜨거웠던 팀은 단연 리그5위 한화 이글스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 부임 후 새로운 야구 스타일을 선보이며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팬들은 한화의 중독성 있는 야구를 ’마리한화(마리화나)‘라 불렀다. 김 감독은 혹독한 훈련의 대명사 ‘특타(특별타격훈련)’와 ‘펑고’를 다시 유행시켰다. ‘허부기(허도환+꼬부기)’ 허도환(31·한화)은 한단계 진화해 ‘허니부기’가 됐다.
씁쓸한 수식어도 있다. 도핑 양성반응으로 30경기 출전정지 처분된 최진행(29·한화)은 ‘그녀석’이 됐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출연자였던 노홍철과 비슷한 경우다. 팬들은 ‘그녀석’이 복귀해 ‘갓경언(김경언)’과 함께 한화 타선에 힘을 싣기를 기대한다.
‘가짜태그’ 논란에 휩싸였던 김광현(SK)은 ‘블루 투수’가 됐다. 김광현이 빈 글러브로 태그한 상황을 블루투스 기술에 빗댔다. 3루수 이범호(KIA)는 투수 폭투에 대비해 포수 뒤에 배치됐다가 ‘뒤루수’가 됐다. 뒤루수는 규정에 어긋난 수비 배치를 두고 생긴 말이다.
신조어는 아니지만 ‘엘롯기(엘지 롯데 기아)’ 복고풍이 불었다. 세 팀이 공교롭게도 전반기 하위권에 모여 재조명됐다. 한 야구팬이 합성한 ‘엘롯기 마크’와 ‘엘롯기 유니폼’도 화제다.
프로야구 뉴페이스에 대한 관심도 컸다. 구자욱(삼성)은 잘생긴 외모와 물오른 타격감을 선보여 ‘대구 아이돌’로 떠올랐다. 어린 투수 박정수(KIA)는 ‘꽃미남’에 등극해 누나팬들의 마음을 훔쳤다. 김대륙(롯데)의 아쉬운 주루플레이는 이름에 빗댄 ‘대륙 횡단’이 됐지만 오히려 “더 열심히 해서 성장하길 바란다”는 응원 댓글이 많았다.
‘유희왕’ 유희관(두산)은 15일 다승1위(12승)에 올라 ‘스마트볼러’ ‘느림의 미학’ ‘슈퍼슬로’ 등 새로운 수식어를 탄생시켰다. 전반기 유희관은 실력파 좌완투수임을 증명했으나 그의 귀여운 ‘뒷모습’은 아직 연관 검색어에 그대로다.
강정호(피츠버그)가 떠났지만 ‘넥벤져스’는 여전했다. 유한준, 박병호, 서건창, 김민성(이상 넥센) 등 넥벤져스가 화끈한 공격을 이끌었다. ‘막내 구단’ kt 위즈의 마르테와 댄블랙은 ‘마블 듀오’로 거듭났다. “7회에 끝난다”던 삼성 야구는 이제 “8회에 시작한다”며 무서운 뒷심을 자랑했다.
선수와 구단뿐만 아니라 독특한 시구도 화제였다. 팬들에게 감동을 선물한 ‘파병시구’, 장수원의 ‘로봇시구’, 에프엑스 루나의 ‘복면시구’ 등이 눈길을 끌었다.
프로야구는 18일 올스타전 이후 짧은 휴식을 갖고 21일 후반기에 돌입한다. 후반기 프로야구도 팬들의 관심 속에 온라인에서 다양한 키워드가 탄생할 전망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마리한화’에서 ‘엘롯기’까지…야구팬 달군 온라인 ‘핫 키워드’
입력 2015-07-18 00:02 수정 2015-07-18 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