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연변 방문

입력 2015-07-17 16:56 수정 2015-07-17 16:57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린성 연변 조선족자치주를 찾았다. 취임 후 처음이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동북3성의 민심 달래기 성격이 짙다. 이와 함께 북한·중국·러시아 간 경제협력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앙 정부의 지원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신화통신은 전날 지린성 시찰에 나선 시 주석이 가장 먼저 연변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시 주석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리징하오(李景浩) 연변 조선족 자치주장으로부터 연변 방문 요청을 받았다. 당시 시 주석은 “후에 지린성에 가면 꼭 연변을 찾을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신화통신은 최고 지도자가 약속을 잊지 않고 지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연변 방문에서 조선족들의 생활에 관심을 표명하며 친밀감을 높이려고 애를 썼다. 허룽시 둥청진에서는 직접 논에 들어가 농민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조선족 가정을 방문했을 때는 조선족 풍습대로 신발을 벗고 집안에 들어가 책상다리를 하고 앉기도 했다. 온돌을 보고 시 주석은 “깨끗하고 모임을 가지기 좋겠다”고 관심을 표명했다. 일부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화장실 혁명’으로 농촌주민들이 깨끗하고 위생적인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이 방문한 지린성을 비롯한 랴오닝성과 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은 경제난이 심각한 지역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지린성 6.5%, 랴오닝성 5.8%, 헤이룽장성 5.6% 등 전국 평균 성장률 7.4%에 훨씬 못 미치는 최하위권이었다. 지난 1분기에도 랴오닝성은 1.9%에 불과했고 지린성은 5.8%로 전국 평균(7.0%)에 못미쳤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4월 지린성 창춘을 방문해 “동북 3성이 현재 중국 대표 낙후지역이지만 이는 경제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크고 가장 폭발적일 수 있다는 의미”라며 동북지역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신화통신은 “이곳(연변)은 북·중·러 3국의 경계지역으로 ‘동북진흥(개발계획)', ‘투먼장(圖們江·두만강) 개발' 등 국가전략들이 중첩돼 추진되고 있는 곳”이라며 시 주석의 지린성 시찰이 동북 개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을 시사했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전인대에서 지린성 대표단에 “주변국 및 지역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등의 주문을 하기도 했었다. 지린성은 올해 들어 북한·러시아와 접경한 두만강 하구 일대에 내·외국인의 출입이 자유로운 ‘초국경 국제관광구역' 건설 추진 등을 통해 경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