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9월 서울에서 개최하는 제4회 ‘서울 안보대화(SDD)’에 북한을 초청했다. 우리 정부가 아시아·태평양지역 국제안보회의인 서울안보대화에 북한을 초청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이 이 회의에 참가해 남북군사당국간 회담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17일 “이번 회의에 인민무력부 부부장급 인사를 초청하는 통지문을 오전에 서해 군통신선을 통해 북한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통지문은 백승주 국방부 차관 명의로 돼 있으며 인민무력부 앞으로 발송됐다. 인민무력부 부부장은 차관급으로, 5∼6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지문에 구체적인 의제를 담지는 않았다. 대신 이번 회의에서 동북아 안보정세와 관련한 다양한 평화·안보 의제가 논의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가 북한을 초청한 것은 올해로 4회째 열리는 SDD의 참여국이 확대되고 안보현안 논의도 구체화되고 있어 북한을 초대할 시점이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아태지역 안보문제에 대한 협의가 진전되고 있어 북한도 참가해 공통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SDD를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도 실려 있다. 군 관계자는 “올해는 (2차세계대전) 종전 70주년, 분담 70주년이 된 해”라며 “70년간의 긴장과 갈등을 해소하고 남북한 신뢰를 구축할 자리들이 마련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간 군사회담 대신 ‘다자협의체’라는 다소 부담이 덜한 대화의 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양측간 군사회담을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전날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전체회의가 결렬된 뒤 곧바로 북한에게 초청문을 보낸 것은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 놓고 있다’는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남북간 군사당국간 회담이 열리지 않은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우리는 언제든 대화할 준비는 돼있다”고 말했다. 남북 군사당국은 지난해 10월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과 김영역 북한 정찰총국장 간 회담을 가진 뒤 아직까지 대화테이블을 열지 못하고 있다.
서울안보대화는 국방부가 2012년부터 매년 서울에서 개최한 차관급 연례 다자 협의회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 안보상황을 개선하고 군사적 차원에서 다자안보협력과 상호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차관급 국방관료와 안보 전문가 등이 참석한다.
올해는 9월 9~11일 열려 한반도 통일과 해양안보, 사이버 안보, 핵비확산 문제 등 동북아 안정을 위협하는 사안들에 대한 의견이 교환될 예정이다. 북한뿐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등 32개국과 유럽연합(EU) 등 4개 국제기구가 초청됐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9월 서울안보대화에 북한 초청...남북 군사회담 연결 될까
입력 2015-07-17 1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