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미(66)가 전라도 비하 악플에 충격을 받고 방송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고 조선일보가 17일 보도했다. 김수미는 전북 군산 출신이다. 최근 KBS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에서 언쟁을 벌인 가수 조영남(70)과 함께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신문은 김수미로부터 받은 서한의 전문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수미는 전날 ‘나를 돌아봐’ 제작진에 하차를 통보했다. 출신 지역에 대한 무차별적 비난이 원인이었다. 김수미는 동반 출연한 개그맨 장동민이 하차하고 개그맨 박명수가 합류한 뒤 인터넷에서 “같은 고향이라 네가 프로그램에 꽂았느냐” “전라도끼리 잘 해먹어라”라는 식의 악플을 봤다고 서한에 적었다. 박명수는 김수미와 같은 군산 출신이다. 김수미는 “내 머리카락을 가위로 잘라내며 울었다”고 했다.
김수미는 지난 13일 서울 반포동에서 열린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에서 시청률과 관련한 이야기 도중 “조영남·이경규 팀은 시청점유율이 제일 떨어졌다. 경고를 가장 많이 받아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것 같다”고 독설을 날렸다.
이에 조영남은 “이 나이가 되도록 이처럼 모욕적인 발언을 면전에서 들은 것은 처음”이라며 돌연 방송 하차를 선언했다. 함께 있던 이경규가 말렸지만 조영남은 “내가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김수미는 “후배의 바른말을 들어야 ‘나를 돌아봐’가 아니냐. 나는 사실을 말했다. 이경규와 조영남이 나올 때 분당시청률이 가장 낮았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씀하셔야 하는 게 아니냐”고 되받았다. 돌연 하차를 선언한 조영남이나 “빠져라” “노망났나” 등의 독설을 계속한 김수미는 모두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수미는 서한에서 “그때부터 정상이 아니었다. 이미 정신 줄을 놓았다. 제작발표회 영상을 여러 차례 돌려보면서도 ‘미쳤구나 정상 아니다’라고 생각했다”며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보겠다. 도저히 얼굴을 들고 방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청자와 연예계 후배들, 방송사에 대한 사과도 빼놓지 않았다. 다만 조영남에 대한 언급은 신문이 공개한 서한의 전문 안에 없었다.
네티즌들이 반응은 엇갈렸다. “지금이라도 반성해 다행” “쉬는 기간 동안 ‘헬머니’의 독설이 그리울 것” “조금 쉬면서 재정비해 방송에서 다시 만나길 바란다”는 응원이 많았지만 “독설을 보기 불편하다” “후배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는 지적도 있었다. 다만 김수미에게 지역차별로 공격한 네티즌의 악플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비난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전라도 비하로 공격한 네티즌은 결국 김수미에게 동정표만 얻게 해준 셈”이라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수미 “전라도 것들” 악플에 쇼크… KBS ‘나를 돌아봐’ 하차
입력 2015-07-17 15:50 수정 2015-07-17 1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