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7일 서거 50주기를 맞은 이승만 전 대통령과 관련해 "한국 현대사의 성숙과 함께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성숙해져야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건국대통령 우남 이승만 박사 제50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추모사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리가 이 영토 위에서 인간으로서 천부적 권리를 가지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선조가 어느 새벽에 나라를 세워줬기 때문"이라며 "국가는 이렇듯 공기처럼 쉽게 내 존재에 스며들어 있지만 역사상 어떤 건국도 쉬운 건국은 없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어 "대한민국 건국은 특히 어려웠다. 식민주의 유산과 세계대전의 여진 속에서 열강이 각축하고 좌우가 극한 대립을 하는 상황에서 건국이 이뤄졌다"며 "대한민국 건국은 새로운 비전과 빛나는 예지, 지혜로운 정치력과 과감한 결단력을 갖춘 예외적 리더십을 필요로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대통령은 이 모든 자질을 갖춘 분"이라며 "자유 체제에 대한 강고한 신념과 한반도 운영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혜안으로 이 대통령께선 혼돈과 암흑을 뚫고 대한민국의 질서와 빛을 빚어내었다"고 이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했다.
김 대표는 "공산주의를 물리치고 한미동맹을 통해 가장 강력한 국방 체제를 구축하기까지 이 대통령은 만용에 버금가는 용기, 우둔에 버금가는 슬기를 발휘했다"며 "'우리 스스로 자유를 지킬 수 없다면 자살도 특권'이라는 그의 결의가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세웠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이 대통령은 정녕 역사를 헤치고 나타나 자기 몸소 새 역사를 지은 분이고, 그 새 역사의 기초 위에서 또 다른 새 역사가 무수히 지어지도록 하셨다"며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을 가능케한 이 나라의 모든 얼개는 이 대통령의 손으로 놓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특히 "그동안 우리 후손들이 이 대통령의 흠결을 파헤치고 드러내는 데만 골몰했을 뿐, 그의 역사적 공로를 인정하는 데 몹시 인색했다"며 "국가는 존재해도 국부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어떤 건국의 역사도 영광과 지순함으로만 지어지지 않는다"며 "한국 현대사가 어느덧 70년에 이르렀는데, 현대사의 성숙과 함께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성숙해져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제 국부를 국부 자리로 앉혀야 한다"며 "건국 대통령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의 출발"이라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이승만 전 대통령, 국부 자리에 앉혀야 한다” 김무성 “건국 대통령 자랑스러워해야”
입력 2015-07-17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