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정치 전문 주간지 ‘뉴스테이츠맨’의 표지사진 때문에 현지 정가가 발칵 뒤집혔다고 가디언 등 현지 언론들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주 발행된 뉴스테이츠맨은 표지에 4명의 여성 정치인을 등장시켰다. 최근 ‘가장 영향력 있는 영국 여성 1위’를 차지한 니콜라 스터전(45) 스코틀랜드독립당(SNP) 당수와 테레사 메이(58) 영국 내무장관, 리즈 켄달(44) 노동당 의원, 앙겔라 메르켈(61) 독일 총리가 그들이다.
그런데 표지 제목은 ‘엄마 되기의 덫-왜 성공한 여성들은 아이가 없을까’였다. 실제로 이들 4명은 자식이 없다. 표지만으로는 그녀들은 아이를 낳지 않아 엄마 되기의 덫에 걸리지 않은 여성들이란 인상을 줬다. 특히 4명 앞에 놓인 아기침대 안에는 투표함이 놓여져 있어 ‘아기가 아닌 표를 기르는 여성들’이란 뉘앙스도 풍겼다.
이에 스터전 당수는 트위터를 통해 “오늘은 마치 50년 전으로 돌아가 1965년의 아침을 맞이한 것 같다”면서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노동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켄달 의원 측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켄달 의원은 경선에서 또 다른 여성 의원인 이베트 쿠퍼와 경쟁 관계인데, 쿠퍼 의원은 아이가 있어 이번 표지사진으로 자신이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잡지사 측은 “제목과 사진만 보지 말고 기사를 읽어달라”고 해명했다. 기사에서는 영국 여성 의원은 평균 1.2명, 남성 의원은 1.9명의 자식이 있으며, 여성 의원 중 아이가 없는 경우는 45%이고, 남성 의원은 28%에 불과하다는 내용이 다뤄졌다. 여성 의원으로 활동하며 아이를 낳고 기르기가 참 어렵다는 의회 현실을 꼬집으려는 차원이었지, 아이 없는 여성들을 비난할 목적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표지사진 때문에 영국 정가 발칵
입력 2015-07-17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