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살인 용의자, 범행 전 2시간 피해자 주변 맴돌았다

입력 2015-07-16 19:45
경기도 수원에서 실종된 여대생을 납치, 살해한 용의자가 범행 전 2시간여 동안 피해자가 있던 수원역 앞 번화가를 수차례 배회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용의자가 우연히 길을 지나다가 술취한 여대생을 보고 접근해 범행한 것으로 추정했으나, 피해자를 주변에서 지켜보다가 계획적으로 접근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서부경찰서는 16일 용의자가 범행 전 2시간여 동안 수원역 앞 번화가 주변을 차와 도보로 맴돈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용의자 윤모(45·건설회사 임원)씨 회사 주변 CC(폐쇄회로)TV 영상을 보면, 사건 전날인 13일 오후 10시쯤 윤씨는 회사건물에서 나와 몇 분간을 서성거린 뒤 오후 10시20분쯤 자신의 차를 타고 어디론가로 향했다.

20분 뒤 다시 차를 회사 주차장에 세운 윤씨는 2분 뒤 다시 차를 가지고 밖으로 나갔고, 번화가 주변에 있다가 5분 뒤인 오후 10시50분쯤 다시 차를 회사에 주차했다. 곧바로 걸어서 건물을 빠져나온 그는 회사 주변을 맴돌다가 6분 뒤 다시 CCTV에 모습을 나타냈다.

오후 11시15분 다시 차를 갖고 나간 그는 피해자 A씨(22·여·대학생)를 납치해 차에 태운 뒤 14일 오전 0시쯤 회사로 돌아왔다.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0시까지 2시간여 동안 무려 8차례나 회사 주차장을 드나들었다.

당시 A씨는 남자친구 B씨(22)를 포함, 친구 등 4명이서 술을 마시고 13일 오후 9시30분쯤 술집에서 나와 친구 2명을 보낸 뒤 윤씨 회사와 가까운 길거리에서 B씨와 잠이 들어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안타깝지만 용의자의 범행 전 행적으로 미뤄, 피해여성을 포착하고 주변을 배회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용의자가 실제로 피해여성을 목격한 뒤 주변에 머물렀다고 확신할 증거는 없어 계획성 여부에 대해선 주변 CCTV 영상을 더 확인해봐야 결론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A씨는 지난 14일 오전 0시쯤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인근 번화가에서 윤씨에게 납치돼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며 시신은 15일 오전 9시45분쯤 평택시 진위면의 한 풀숲에서 발견됐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